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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인물 이야기

참전용사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는 유해 발굴 감식단과 중앙감식소





6.25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아직 수습되지 못한 채 홀로 차가운 산야에 남겨진 참전용사들.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참전용사들의 유해가 약 13만 3천 위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이 유해를 찾아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전국을 누비는 이들이 있습니다. 



< 유해 발굴 중인 감식단원 / 출처 : 대한민국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단 홈페이지 >



이들은 바로 대한민국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단입니다. 유해발굴사업은 2000년 6.25 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3년간 한시적으로 추진되었는데요. 예상보다 많은 유해들이 발굴되자 사업은 지속해서 추진되었고, 2007년에는 국방부 소속 유해발굴감식단이 창설되면서 국가 영구사업으로 정착되었습니다. 



< 중앙감식소 / 출처 : 대한민국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단 홈페이지 >



드디어 2009년 국립 서울 현충원 내에 유해발굴과 감식을 위한 최첨단 시설을 갖춘 중앙감식소가 설치되었는데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전사자 신원확인 연구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곳입니다. 법의학, 생물학, 형질인류학 분야의 연구원들이 3D 스캐너, 치아 X-ray 등의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발굴된 유해를 감식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유해발굴사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먼저 유해를 발굴한 지역을 탐사하고 선정해야 하는데요. 전국에 산재한 유해 매장지역은 6.25전쟁 당시 전투기록을 분석하거나 지역주민들과 참전용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선정되고 있습니다. 



< 육군 수도기계화 보병사단 개토식 / 출처 : 일간 경기 2017.03.10. >



발굴 장소가 선정되면 개토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발굴을 진행하는데요. 문화재 발굴 기법을 적용해 정성과 예를 갖춰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작업을 진행해 나갑니다. 최소 170여 개 지점을 굴토해야만 겨우 유해 1구를 발견할 정도로 힘든 과정이라고 하네요. 


유해가 수습되면 성별, 연령, 사망원인 등의 감식을 진행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을 밝혀 유가족에게 통보하는데요.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화장 후 현충원에 안장되고, 신원 미확인 유해는 중앙감식소에 보관되어 지속적으로 신원 확인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기록되지 않은 전투지역들과 6.25세대들도 점점 고령화되어감에 따라 유해지역 탐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세월이 갈수록 지형이 변화돼 전투현장이 훼손되기도 하고 점차 직계 유가족들이 사망하면서 신원확인을 위한 DNA 검사도 예전보다 힘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유해 발굴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약 1만여 구의 유해를 발굴했지만, 신원이 확인된 경우는 약 2%도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 67년만의 귀향 특별전 포스터 / 출처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오는 6월 11(일)까지 3층 기획 전시실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67년 만의 귀향(Bring Them Home)’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에는 유해 발굴 과정과 그 속에서 찾아낸 전사자들의 유품, 유가족들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는데요. 나라를 위해 장렬히 전사했던 그들의 마지막 흔적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확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