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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나의 이야기

우리나라 국제표준시 변천사와 그 이면에 담긴 이야기





예로부터 시간이라는 개념은 태양의 일주 운동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현재 대부분의 나라는 고유의 표준시를 채택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국제표준시와 변천사 속에 담긴 숨은 이야기에 대해 알아볼까요? 



< 샌드퍼드 플레밍 / 출처 : 위키피디아 >



표준시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시간 개념으로, 한 나라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시간인데요. 캐나다의 철도 계획을 수립한 공학자인 ‘샌드퍼드 플레밍’이 처음으로 주창했습니다. 플레밍은 당시 캐나다와 미국에서 지역마다 서로 다른 시간을 사용하고 있어 열차가 운행될 경우 열차 시간표에 대혼란이 야기될 것을 우려했는데요. 프레밍의 계획을 바탕으로 1884년 세계 27개국 대표가 참가한 가운데 워싱턴에서 표준시에 대한 기본체계가 마련되었습니다. 



< 그리치니 천문대 / 출처 : 두산백과 >



그로 인해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경도선을 기준으로 지구의 360도를 하루 24시간으로 나누어 15도마다 1시간씩 차이 나도록 국제표준시(UTC : Universal Time Coordinated)를 확립하였습니다.



< 앙부일구 /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

    


우리나라에 시간개념이 도입된 것은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부터입니다. 1434년 세종 16년에 ‘앙부일구’라는 해시계를 만들어 서울 혜정교와 종묘 앞에 설치하고 표준시처럼 사용하게 했는데요. 이후 1908년 대한제국 순종 황제의 칙령으로 우리나라에도 국제표준시가 도입되었습니다. 당시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국제표준시 + 8:30으로 정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4년 후 표준시의 기준은 다시 바뀌게 되는데요. 1912년 일제 치하 당시 조선총독부가 일본의 표준시를 따라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국제표준시 +9:00로 변경합니다. 한동안 일제와 같은 국제표준시를 사용했던 우리나라는 1954년 광복 이후 우리의 실정에 맞는 표준시를 가진다는 원칙하에 대통령령으로 다시 표준시를 동경 127.5도로 변경하게 됩니다. 하지만 북한은 해방 후에도 동경 135도 표준시를 사용했습니다.



< 세계 표준 자오선 / 출처 : 네이버 >



현재 우리나라가 따르고 있는 국제표준시가 결정된 것은 1961년 군사정부 출범 직후부터인데요. 국가재건최고회의 결정에 따라 동경 135도 표준시로 재변경됩니다. 하지만 북한은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표준시를 되찾는다는 의미로 원래의 표준시였던 127.5도 기준으로 변경하게 되는데요. 이로써 현재 북한의 시간은 우리나라보다 30분 늦게 흐르게 되었습니다.  


세종대왕께서 만든 해시계로 현재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동경 135도 국제표준시를 재 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해가 중천에 떠서 바늘이 가운데를 가리키는 정오가 되면 우리가 사용하는 시계는 30분이 빠른 12시 30분을 알리고 있겠지요? 동경 127.5도를 표준시로 해야 정확히 정오를 알리는 12시가 된다는 사실! 



< 북한이 채택하고 있는 127.5도 자오선 / 출처 : 네이버 >



우리나라 고유 시간에 대한 자립도를 확보하자는 문제의식에 따라 2013년 표준시를 127.5도로 돌리자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었지만, 특별한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법안은 현재 계류 중에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는 불과 100년 사이 국제표준시가 4번이나 변경된 전례 없는 기록을 가진 국가인데요. 이처럼 표준시가 변화한 데에는 우리들이 몰랐던 숨겨진 역사 속 이야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본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