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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History/행사안내

[영화제] 영화로 기억하는 6·25전쟁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6·25전쟁 특별전 <철모에서 피는 꽃>과 연계하여 24일부터 26일까지 영화·음악·문학으로 6·25전쟁을 돌아보는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4일은 그 첫 번째 날로 ‘영화로 기억하는 6·25’ 영화제가 있었습니다. 




간헐적 폭우가 연일 계속되어서 행사 당일에도 비가 내리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다행히 덥지도, 비가 오지도 않은 쾌청한 날씨였습니다. 덕분에 많은 분들이 와주셨는데요, 저녁을 대신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건빵과 생수를 준비하여 여러분을 맞았습니다.  




영화제 시작에 앞서 김왕식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장은 개회사를 통해 행사의 의미를 전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6·25전쟁의 아픔만이 아닌, 그 속에서 피어난 삶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기획전 이름도 ‘철모에서 피는 꽃’입니다.” 


잔혹한 총탄에 뚫린 철모에서도 생명의 씨앗은 꿋꿋하게 자라서 꽃을 피웁니다. 그 모습이 전쟁을 이기고 분단 중에도 경제, 사회적으로 선진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모습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제는 6·25전쟁을 다룬 영화를 상영하면서, 실제 참전용사와 경험자 분들을 모시고 이야기하는 자리로 꾸며졌습니다. 첫 번째 상영 영화는 장동건, 원빈 주연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2004)>로 상영 당시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공감을 샀던 영화입니다. 출연배우 박길수씨와 영화평론가 박혜은(‘맥스무비’ 편집장)씨가 영화의 의미와 촬영 당시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해주셨습니다. 




2부에는 <5인의 해병(1961)>과 <포화 속으로(2010)>를 비교 상영하며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참전용사 정동준 님과 전쟁경험자 황인덕 님도 함께 자리하여 당시 치열했던 전쟁 상황을 담담히 말씀해주셨습니다. 깜짝 게스트로 영화 <포화 속으로>에서 2소대장 병태 역을 맡은 배우 김호원 씨가 오셔서 더욱 훈훈해졌다는 후문입니다. 




해지기 전 이른 저녁에 시작됐던 행사는 이렇게 어두워질 때까지 여러분들과 함께 계속되었습니다. 25일에는 가수가 들려주고 대중음악평론가가 해설하는 작은 열린 음악회가 열립니다. 초대 손님 진미령씨가 아버지 故김동석 대령에 대한 회고와 노래를, 대중음악평론가 이준희씨가 6·25전쟁과 관련된 노래의 해설을 전해주는 자리로, 영화제와는 또 다른 감동을 여러분께 전달해드릴 예정입니다. 



[참석 게스트 인터뷰] 비참한 시절, 나는 삶을 배웠다 _ 6·25전쟁 경험자 황인덕 님


영화제 상영작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배우 장동건이 연기한 이진태의 직업은 구두닦이였습니다. 당시에는 구두를 닦아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던 이들이 참 많았는데요, 영화제 게스트로 참석한 황인덕 님(1939년생, 당시 나이 12세) 역시 전쟁 당시 구두를 닦아 4명의 동생과 어머니의 생계를 책임졌습니다. “한강 다리가 끊어져서 얼어붙은 한강을 목숨 걸고 건넜어요. 폭격이 시작되면 무조건 뛰어야 했지. 옆 사람이 쓰러져도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뛰어야 했어요. 살아야 했으니까....”




3년간의 전쟁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황인덕 님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러나 더 큰 고통은 전쟁 후 폐허에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쟁통에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는 아이들이 많았지요. 춥고 배고픈 것이 싫어서 나쁜 일 빼고는 다 해봤어요.” 


그때부터 저축을 생활화했던 황인덕 님은 독학을 거쳐 철도청 근무자로 34년을 근무하고, 1998년 명예퇴직을 할 때까지 성실을 최우선으로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자녀들에게· ‘성실’과 ‘저축’을 매번 강조하신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이런 삶의 가치관이 담긴 구두통(53년 당시 사용. 3층 6·25전시실 전시)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기증하였습니다.  


  “6·25전쟁을 경험한 이들의 고단한 삶이 있었기에 오늘의 평안이 있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해요.”


그의 소원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은 이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