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걸음기자단 History

영화 <암살>을 통해 보는 일제강점기 시대상


최근 들어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영화들이 뜨겁게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2 <동주> 시작으로 <아가씨>, <해어화>, <덕혜옹주> 등의 영화들이 대중의 관심 속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지난 광복 70주년을 맞아 스크린에 오른 영화 <암살> 관객 1,200만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그만큼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와 관련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고 해석해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작품들을 접하기 전에 <암살> 바탕으로 일제 강점기의 시대상과 인물상을 되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암살의 배경은 1933 경성으로, 당시 대공황에 허덕이던 일본은 이전보다 조선에서의 착취를 보다 강제적으로 집행하고, 인적·물적 자원을 가혹하게 동원하는 한편, 조선 민중의 민족해방운동을 가차 없이 탄압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상하이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도 항저우로 거점을 옮기게 되고 민족분열정책까지 절정에 달해 독립 운동가들의 활동 여건은 날이 갈수록 열악해져만 갔죠.

 

영화 <암살> 이러한 암울한 시대상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는데요, 임시정부의 수장인 김구와 의열단의 수장인 김원봉이 항저우의 외진 곳에서 비밀스럽게 만나는 장면과 독립운동자금이 부족해 고민하는 장면에서 시기의 독립운동 활동이 얼마나 힘겨웠는지 있습니다. 또한 중반부의 사이렌이 울림과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일장기를 향해 묵념 하는 장면(scene) 통해서는 창씨개명, 궁성요배 30년대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는지 지레 짐작해 있겠습니다.



현상금사냥꾼(하와이피스톨), 독립군저격수(안윤옥), 변졀한독립군(영석진) 친일파(강인국)

 


영화는 1930년대의 시대상과 더불어 인물상도 표현해 냈는데요, 물론 작품 내에서의 실존인물은 김구와 김원봉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지러운 시기를 이용해 의뢰인의 사주를 받고 이득을 챙기는 현상금사냥꾼 하와이피스톨(하정우 )이나 간도참변으로 인해 가족을 잃고 독립군으로 활동하는 여성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 죽음을 면하기 위해 변절한 독립군 대장 염석진(이정재 ) 등의 캐릭터를 통해 일제강점 시대의 다양한 인물상을 충분히 예상해볼 있습니다. 광산채굴권을 얻고 조선 총독의 비호 아래 권력과 재력 모두를 가지게 인물 강인국(이경영 )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비양심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친일파의 전형으로 등장하는데 마모루 총독과 함께 독립군의 암살 대상자 리스트에 오르는 인물입니다.




영화에서처럼 독립군의 작전과 활동들은 결코 쉽게 진행되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 1930년대에는 자금도 거의 바닥난 열악한 환경에서 독립운동 단체들이 계속 본거지를 옮기며 활동하였는데, 1931년 일본이 만주를 침략했을 때는 조선혁명군과 한국독립군을 필두로 한중연합작전이 이루어졌고 이후에는 독립운동 세력의 통합을 위해 민족혁명당이 결성되어 중국 내에서 항일 투쟁을 계속 해나갔습니다.


 


그렇다면 이후 친일파들의 행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1948년 헌법에 의거해 일제 잔재와 친일파 청산을 위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약칭 반민특위가 출범하게 되는데 결과적으로는 이 반민특위의 활동은 미완으로 그쳤습니다. 대실패였습니다. 분단 이후 남한에 반공산주의 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미군정은 친일파 인사들을 대거 등용하였고 이러한 체제가 이승만 정권 이후로도 계속 이어져 일처리는 그대로 뒷전으로 밀려나 버린 것입니다. 영화에서도 친일파 염석진은 해방 후 경찰 고위직으로서 재판에서 무혐의로 풀려나게 됩니다. 영화 <암살>에서는 염석진이 처단되는 것으로 결말을 지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죠. 이러한 지난날의 과오는 지금 돌아보면 정말 아쉬울 따름입니다.

 

비록 해방의 직접적인 원인은 일제의 패전이었지만 조국을 되찾는 과정에 있어서 우리 독립 운동가들의 피와 땀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영화 암살처럼 전 국민적인 역사적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