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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기자단 History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 ‘여권통문(女權通文)’




얼마전 개봉한 서프러제트라는 영화 보셨나요? 서프러제트 20세기 영국에서 투표권을 위해 거리에서 투쟁하던 여성참정권 운동을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여성이 정치에 참여할 있는 투표권을 얻게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서구에 비해 비교적 늦은 시기에 개화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서프러제트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치열한 여성 참정권 운동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여성 인권운동이 분명히 존재했는데요. 여권통문 바로 시작이었다고 있습니다. 그럼 여권통문이 무엇인지, 그리고 담긴 내용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서프러제트’ 중에서




189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신식 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전국 각지에 여학교가 생겨납니다. 이런 배경에서 1898 9 1, 북촌의 여성들 300 명이 모여 여학교 실시 통문, 여권통문(女權通文) 발표하게 됩니다. 300 명의 정확한 이름은 없지만, 이소사 김소사라는 명의로 발표되었습니다.







여권통문에는 크게 가지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바로 참정권, 직업권, 교육권입니다.

 


1. 참정권

 

이제 우리 이천만 동포 형제가 성의를 효순하여 해태하던 구습을 영영 버리고, 각각 개명한 신식을 좇아 행할 사사이 취서되어 일신 우일신함은 영영한 소아라도 저마다 아는 배어늘 어찌하여 우리 여인들은 일향 귀먹고 어두운 병신 모양으로 구규만 지키고 있는지 모를 일이로다

 

당시는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이며, 점점 개화의 방향으로 가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권리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식을 좇아 행할 사사이 취서되어 일신 우일신함은 영영한 소아라도 저마다 아는 배어늘이란 문구에서, 여성들이 남자와 다르지 않은 자신의 권리를 깨달아 가고 있음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은 사회에 참여하지 못하고 가만히있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비판을 강한 어조로 드러냅니다.

 


2. 직업권

 

혹자 신체와 수족과 이목이 남녀가 다름이 있는가. 어찌하여 병신 모양으로 사나이의 벌어주는 것만 먹고 평생을 심규에 처해 절제만 받으리오...(중략)... 어찌하여 신체 수족 이목이 남자와 다름 없는 한가지 사람으로 심규에 처하여 다만 밥과 술이나 지으리오

 

직업권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차이가 없다는 주장을 명백하게 밝힙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직업권이 없는 여성의 상황을 평생을 심규에 처해 절제만 받으리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3. 교육권

 

먼저 문명 개화한 나라를 보면, 남녀가 일반 사람이라 어려서부터 각각 학교에 다니며 각항 재조를 배우고 이목을 넓혀 장성한 후에 사나이와 부부지의를 정하여 평생을 살드래도 사나이의 일호 절제를 받지 아니하고 도로혀 극히 공경함을 받음은... (중략) 도금에 구규를 진폐하고 신식을 시행함에 우리도 혁구종신하여 타국과 같이 여학교를 실시하여 각각 여아들을 보내어 각항 재조와 규칙과 행세하는 도리를 배와 일후에 남녀가 일반 사람이 되게 하올 방장 여학교를 실시하오니

 

이미 개화된 사상을 갖춘 서양과 비교하며, 여성의 교육권의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시는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여 전국에 교육기관이 설립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숫자는 턱없이 부족했고, 특히 여성을 위한 교육기관은 극소수였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권통문에서는 여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강력한 어조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이화학당 학생들 

(출처: 이화여자대학교)




여권통문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인권 선언서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여권통문을 통해서 전국의 여성들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고민해볼 있었고, 여성 인권 운동을 위한 세력을 규합할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참정권, 직업권, 교육권. 지금은 당연한 권리지만, 불과 100 전만 해도 여성들은 가질 없었습니다. 이를 얻기 위해서는 세계 수많은 여성들의 고통과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