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 그리고 황옥 경부 폭탄 사건

영화 ‘밀정’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속 의열단의 무장투쟁을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우선 영화 밀정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 영화 '밀정' , 출처: 네이버 영화 >

조선인 출신의 일본경찰 이정출은 무장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을 조사하라는 명을 받고 의열단 단원 김우진에게 접근합니다.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고 있지만 이정출과 김우진은 그 속을 감춘 채 가까워지는데요. 누가 밀정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의열단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옵니다.

사실 ‘밀정‘은 일제강점기 속 실제 사건인 ‘황옥 경부 폭탄 사건’과 '의열단'을 모티브로 하여 만든 영화입니다. 그렇다면 ‘밀정’ 속의 인물은 실존인물일까요? 네, 맞습니다. 송강호가 연기한 이정출은 ‘황옥 경부 폭탄 사건‘ 속 황옥을, 공유가 연기한 김우진은 실제 사건을 주도한 의열단 단원 김시현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에서 한지민이 연기한 연계순은 의열단의 유일한 여성 현계옥, 이병헌이 연기한 정채산은 실제 의열단원장 김원봉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 영화 '밀정' 속 '이정출' , 출처: 네이버 영화 >

 

영화 속 ‘황옥 경부 사건’은 어떤 사건 이였을까요? 이 사건은 1923년에 무장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에서 조선총독부와 일본 거점 지점들을 파괴하기 위해 폭탄을 들여오는 작전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중심인물은 단원 김시현이지만, 추진 과정에 현직 경부였던 황옥이 가담했기 때문에 흔히 ‘황옥 사건’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 '황옥경부폭탄사건' 재판에서 '황옥'과 '김시현' ,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 >

 

황옥은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의 주동자 중의 한사람으로서 경기도 경찰부에서 근무하던 중 의열단의 단원인 김시현을 만나 독립 운동에 헌신하기로 결의합니다. 이후 황옥은 의열단에 의해 일제의 기관 파괴와 일제의 요인 및 친일파 암살 등의 지령을 받습니다. 김시현과 황옥은 함께 일을 추진하지만, 일본에 발각되어 황옥과 김시현은 체포되어 결국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이후 황옥은 재판에서 자신은 조선총독부의 밀정 이였다고 밝히고, 신병을 이유로 1년만에 가출옥합니다. 이에 대해 한편에서는 황옥이 공을 세우기 위해 의열단에 접근해 무기의 국내 반입을 돕는 척하며 일제의 밀정 역할을 했다는 견해가 나타나죠. 하지만 김원봉은 황옥 의열단원 이였음을 인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황옥이 의열단에서 투입한 밀정 이였는지 일본 경찰을 가장한 독립운동가 이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황옥은 일본이든, 의열단이든 이중스파이였다는 사실입니다.

< 영화 '밀정' 속 '이정출' , 출처: 네이버 영화 >

< 실제 의열단 , 출처: 국가보훈처 >

 

영화 ‘밀정’에서는 ‘황옥’을 모티브로한 이정출의 심리적인 갈등과 함께 일제강점기 속 독립 운동가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밀정’을 단지 영화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영화에는 일제강점기시절 밀정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아픈 역사와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마다하지 않았던 독립 운동가들의 희생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용감한 독립 운동가들의 모습에 대한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