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50년 전, 1966년의 한국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일하는 해 1966>이라는 주제로 50년 전 한국의 각계각층 삶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죠.
동서냉전의 대립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굳건히 한 가운데 최초로 두 자리 수 경제성장이 있었고, 베트남전에 참전한 군인들 뿐 아니라 외화벌이를 위해 많은 기술자들도 베트남으로 떠났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복싱 세계 챔피언이 나오기도 했고, 곳곳에서는 건설이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 <일하는 해 1966>
1966년,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 분주히 일하던 당대의 사람들과 그들의 일에 대한 열정, 시련과 희망 등을 보여주고 있는 이번 전시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시운영과 오승진 학예연구사님의 도슨트로 투어를 해 보았답니다.
▲김기수 선수가 사용한 글러브(上), 파월 장병의 전투식량과 파월장병 및 기술자들을 위한 송금 예금 안내문(下)
1966년 6월 25일, 장충체육관에서 세계권투협회(WBA) 주니어미들급 세계 챔피언에 도전했던 김기수 선수.
<일하는 해 1966>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일' 이라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 노동만으로 국한하지 않았고, 무엇인가에 도전하여 그것을 통해 얻어낸 환희를 그 첫번째 이야기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전쟁터에 나간 군인들과, 가족을 위해 외화벌이에 나섰던 기술자들의 애환을 느끼게 해 주는 전시물 앞에서 그 시절 청년으로 사셨을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멈춰집니다.
베트남에서 우리 군인과 기술자들이 피땀 흘려 벌어들인 외화는 경제개발에 큰 도움이 되었기에 <일하는 해 1966>에서 빠질 수 없긴하지만, 전쟁이 양 국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특별전 도슨트 투어 (전시운영과 오승진 학예연구사)
이 날 전시 투어에는 어린 학생도 함께하여 눈길을 끌었는데요, 학예연구사님을 통해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와 각 전시물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아주 진지한 자세로 듣는 모습이 전시 투어에 함께 한 제게도 참 귀한 도전이 되었답니다.
도슨트를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적부터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갖고 이렇게 진지한 자세로 배우려는 모습이 참으로 기특하고 대견해 보이더라고요.
▲고도성장의 궤도진입
1966년은 제 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마지막 해로, 의류, 가발, 합판 등 경공업품 위주의 수출주도공업화의 성과가 뚜렷했던 한 해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포항종합제철, 울산석유화학단지 등 중화학공업도 육성하게 되었고요.
우리 정부는 이를 위해 재정, 금융제도를 정비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소(KAIST)를 설립하여 과학 기반도 구축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연두교서를 통해 1965년을 '일하는 해'로, 1966년은 '다시 일하는 해'로 선언했죠.
▲증산 수출 건설을 장려하는 포스터들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땅에서 나라를 다시 세워가기 위해 각자 위치에서 일하던 많은 이들 덕분에
대한민국은 고도성장의 궤도에 진입했습니다. 이 시기는 반공 정신이 투철하여 포스터나 표어 등으로 반공 교육을 많이 했었는데, 증산 수출 건설이야말로 반공이라는 포스터도 눈에 띄네요.
▲양지축구단 유니폼, 1960년대 일상생활
경제성장과 더불어 TV의 보급은 대중문화를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하게 했습니다. 가정에서는 난방을 위해 연탄을 사용하고, 석유풍로를 사용해 조리를 하기 시작했죠. 짐을 실을 수 있는 자전거와, 구두닦이, 연탄불 위에 설탕을 녹여 만든 뽑기, 아이스케끼 통등이 다양한 모습으로 열심히 일하던 이들의 삶을 보여줍니다.
이 당시 축구 국가대표팀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양지축구단이 창설되는데요,
우리 정부는 북한의 월드컵 선전에 자극을 받아 엘리트 스포츠 육성에 힘을 썼다고 하네요. 취미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소질과 기량을 갖춘 선수를 육성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지요. 이 역시도 <일하는 해 1966>의 다양한 일의 개념들을 소개하는 것 같네요.
30여 분간, 학예연구사님을 따라 떠났던 1966년 대한민국으로의 여행이 끝난 후에도 전시장 구석구석을 다시 살펴보았는데, 전시 관람하러 오신 분들 중 어르신들을 꽤 많이 만나뵐 수 있었어요. 그분들 자신이, 혹은 그들의 가족분들께서 이 시기에 여러가지 모습으로 일하신 덕분에 지금 저 자신이 안정되고 번영한 이 땅에 살고 있는 듯 하여 절로 고개가 숙여지더군요.
전시는 2016.7.19일부터 2016.8.28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되니 방학 중 아이들과 혹은 그 시절을 사셨던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오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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