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기술 혁명, ENG카메라
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된 지 대략 60년 정도(1956년 방송시작) 됐는데요, 시간이 흐른 만큼 방송환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우선 방송 채널이 다양해졌고, 그에 따른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지요. 그리고 하나 더! 방송화면에는 보이지 않지만 방송 카메라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오늘은 방송 카메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옛날 옛적에 방송은…….
▲KBS개국 초기부터 사용하던 흑백 TV 카메라 (소장: KBS)
텔레비전 방송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대형의 스탠더드 카메라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녹화 시스템의 성능도 좋지 않아, 거의 스튜디오에서 생방송 비슷하게 촬영을 해서 방송을 보냈지요. 드라마나 뉴스의 경우 야외에서 현장 촬영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그럴 때는 충무로의 영화 촬영 시스템과 같은 16mm 필름카메라를 사용했습니다.
필름카메라는 지금도 그렇지만 촬영을 한 후 곧바로 방송에 보낼 수 없습니다.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한 후에야, 영상기에 걸어 텔레시네라는 NTSC신호로 바꿔 방송을 보내야 하지요. 이렇게 시간과 인력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필름카메라는 방송용으로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ENG 카메라, 취재 기자 날아다니다!
▲KBS ENG카메라(소장: KBS)
1974년 미국 CBS방송국에서 처음으로 ENG카메라를 사용해서 뉴스를 취재했습니다. ENG는 ‘Electronic News Gathering’이라는 영어의 첫글자를 딴, ‘전자장치에 의해 뉴스영상을 취재할 수 있는 카메라’를 말합니다. 이것은 방송 역사상 길이 남을 기술혁명이었죠.
왜냐하면 ENG카메라는 필름카메라와 달리 비디오테이프를 사용하는데, 촬영 후 필름의 현상과정 없이 곧바로 방송이 가능하고 크기가 작아서 기동성과 경제성이 있었죠. 뉴스 현장 취재처럼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촬영에 딱 이었지요.
우리나라는 KBS가 1978년에 처음으로 ENG카메라를 도입했습니다. 드디어 뉴스에서 생생한 현장감이 감도는 취재 영상을 접할 수 있게 된 거죠. 특히 ENG카메라는 88 서울올림픽 경기 때 현장을 누비며 생생한 경기와 뜨거운 응원을 안방까지 신속하게 전해주었답니다.
너도 나도 ENG카메라
뉴스 이외의 야외 제작에 사용되는 카메라를 EFP(Electronic Field Production)카메라라고 하는데요. 현재는 통상적으로 모두 ENG카메라로 부릅니다. 그러니까 ENG카메라는 뉴스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연출을 보여주기 위해 오락 프로그램과 드라마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ENG카메라도 아날로그 ENG카메라, 디지털 ENG카메라, HD디지털 ENG카메라로 더욱 세분화되어 발전되었고요. 물속에서 촬영이 가능한 수중 ENG카메라와 지미집(Jimmy Jib), 헬리캠(Heli-Cam), 스카이캠(Sky Cam)등 다양한 방송 카메라가 멋진 화면을 담아 시청자께 방송의 재미를 한층 높여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특별전 [소리(音), 영상(色) - 세상을 바꾸다]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9월 21일까지 연장된다고 하니 아직 전시를 보지 못하신 분들은 직접 오셔서 60년 가까이 방송을 지켜왔던 방송카메라를 비롯한 여러 방송 장비를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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