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끝나가는 11월에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시험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대학교 입학을 위해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바로 ‘수능’입니다. 수능은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몇 개의 시험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있는 시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1월이 시작되고 시험 날짜가 다가오면 당일의 날씨부터 시험을 치르지 않는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어지기도 하고, 시험의 영어 듣기방송이 나올 시간과 겹치지 않게 비행기 이착륙시간을 늦추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는 수능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요?
<수능 당일 시험장 앞 풍경 / 출처 : 두산백과>
광복 이후 우리나라에 찾아온 정치적, 문화적 혼란은 대학 입시제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정책을 정비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대학교들에게 거의 모든 권한을 주었던 탓에 무자격자들이 대학교에 입학하기도 하였습니다. 6·25전쟁 이후에는 대학교에 입학하면 징집을 연기시켜주는 혜택을 준 탓에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교로 몰려들기도 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시제도도 바뀌었고 그 틀이 ‘학력고사’의 형태로 굳어지는 듯했으나, 이 제도가 시행되는 10년 동안에 다양한 문제점들이 드러났습니다. 학생을 뽑는 주체가 되어야 하는 대학의 자율성과 독자성이 배제되었고, 학력고사가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고등학교 교육을 파행적 운영으로 이끌었으며 이로 인해 수험생들의 입시부담이 늘어나기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1994년부터 시작된 제도가 바로 ‘대학수학능력평가’입니다.
<수능 고사장>
수능은 ‘대학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을 측정하여 대학교육적격자를 선발’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언어, 수리, 탐구, 외국어 영역별로 시행되며 20년의 시간 동안 ‘대학수학능력평가’라는 큰 형식 안에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변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대학교 입학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입학의 디딤돌이 되는 수능에 대한 관심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좀 더 공정하고 올바른 시험으로의 발전을 위한 시도들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정권의 교체와 이에 따른 교육정책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오히려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일으키키도 했습니다. 또한, 대학입시와 수능에 대한 과한 관심과 열망은 모든 고등교육이 수능과 입시를 위한 방향으로만 흘러가게 했습니다. 이전의 학력고사가 그랬듯이 이러한 변화는 수험생들이 학업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러한 부담이 종종 부정시험이라는 좋지 않은 결과로 잘못 표출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수능’이라는 제도는 그 역사는 짧지만, 현대사 속에서 교육과 대학의 개념이 어떻게 생성되고 발전되어 왔는지를 보여줍니다.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그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있는 시험이자 그 가치를 대변하는 시험으로 자리매김해왔기 때문입니다. 11월이 시작되고, 또 한 번의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을 응원합니다.
'한걸음기자단 Hi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혀가는 역사의 흉터 2 – 덕수궁 중명전 (0) | 2016.11.21 |
---|---|
당신은 11월 17일을 알고 있나요? (0) | 2016.11.17 |
10월 25일은 독도의 날! 독도체험관에 다녀오다 (0) | 2016.11.16 |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그때의 작은 영웅들 (0) | 2016.11.14 |
늦가을 나들이, 11월에 열리는 대한민국 축제! (0) | 2016.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