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는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다”라는 유명한 문장을 바탕으로 우리의 역사를 강조하며 이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대표적인 독립투사입니다. 또한 일제를 향한 방향으로는 세수할 때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는 일화로도 아주 유명하죠. 그런데 이 시기 신채호 선생과 함께 한국사를 중심으로 애국계몽운동에 앞장선 독립투사가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박은식 선생입니다.
1859년 9월에 황해도 황주군에서 태어난 선생은 어려서부터 부친의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재주가 뛰어나며 시문에 능해 동네 신동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선생은 과거시험 준비에만 치우치지 않고 경학은 물론 제자백가․불교․기독교의 교리 등도 공부하였습니다. 1880년 정약용의 문인들이었던 신기영과 정관섭으로부터 다산의 정치․경제․사회 등 여러 분야의 개혁론을 섭렵했고 양명학까지 연구하며 개혁적 사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선생이 본격적으로 사회운동에 투신한 시점은 1898년 독립협회에 가입한 부터였습니다. 선생은 3월부터 개화 지식인들과 만민공동회운동에서 교육․문화 분야의 간부급 지도자로 활동하였습니다. 이후 그는 국권을 되찾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중의 실력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며, 대한자강회에 참여하여 기관지인 ‘대한자강회월보’ 발행에 관여하여 다수의 논설을 집필하였고 민중의 애국정신과 정치의식을 깨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한말 최대 민족운동 비밀단체인 신민회에도 선생은 참여하였습니다. 선생은 해박한 식견을 바탕으로 교육․언론․출판 등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에 매진합니다. 또한 선생은 일제가 유림계를 친일화하려는 정치공작을 전개하자 장지연․조완구 등과 함께 대동교를 창립하여 맞섰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교구신론’을 발표하여 유교계의 개혁을 촉구하는데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대한자강회월보
한국독립운동지혈사 출처: 독립기념관
박은식 선생이 가장 걱정한 것은 다음 세대가 한국인으로서 정체성과 긍지를 상실하지 않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선생은 “국체는 비록 망했어도 국혼이 소멸하지 않으면 부활이 가능한데 지금 국혼인 역사서마저 불태워 소멸하니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탄식하였습니다. 이에 선생은 1911년 5월 중국 만주로 망명해 역사서 집필에 매진하였습니다.
이때 저술서 대부분은 『동명성왕실기』․『발해태조건국지』․『명림답부전』․『천개소문저』․『대도고대사론』 등 민족 영걸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당시 선생은 민족종교를 국혼의 한 결정체로 보는 인식에 따라 대종교, 즉 단군교에 입교하였습니다.
3․1운동 소식을 접한 선생은 이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상해에서 『한국독립운동지혈사』의 집필을 시작해 간행하였습니다. 이 책은 1884년 갑신정변부터 1920년 독립군의 항일무장투쟁까지 일제 침략에 대한 한민족의 독립투쟁사를 3․1운동을 중심으로 기술한 것입니다. 이 책에서 선생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 만행을 고발하는 동시에 3․1운동이 민족독립운동의 주체적 역량에 의해 봉기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3․1운동을 계기로 민족독립운동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표함으로써 국내외 동포들에게 독립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었습니다. 즉 선생에게 한국사 연구와 저술은 독립운동 일환이자 이를 위한 역량의 축적과정이었습니다.
이후 임시정부가 독립노선의 차이와 이념의 대립 등으로 분열되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제 1대 대통령 이었던 이승만이 탄핵된 후 임시정부의 국무총리 겸 대통령 대리를 맡아 독립 세력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이렇게 임시정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수많은 역사서 저술서를 남기며 독립운동에 이바지하던 박은식 선생은 1925년 11월 66세를 일기로 상해에서 서거하였습니다. 선생은 역사 연구를 독립운동 일환으로 평생 한국사를 곧 한국의 혼이자 한국정신임을 일깨운 선각자였습니다. 광복의 달 8월을 맞아 그의 노고에 감사하고 마음속으로 그를 기리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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