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 우리나라는 역사 인식의 차이로 인하여 많은 갈등을 빚고 있다. 독도 문제는 그 중 가장 민
감한 문제이다. 당장 올해 광복절에 우리 국회의원들이 독도에 방문하는 일정을 두고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 정부에 유
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민감한 문제이지만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독도 문제에 대하여 잘 알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필수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역사도 고작 ‘러일전쟁 시기 일제가 강제로 일본에 편입했다’ 정도
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 <독도실록 1905>는 일제가 독도를 왜, 어떻게 일본에 편입시키게 되었는가에 대하여 다룬 책
이다.
<독도실록 1905>, 예영준 저, 책밭 출판사
<독도실록 1905>는 독도를 일본 영토화 하는데 가장 공로가 많은 두 일본인, 나카이 요자부로와 야마자 엔지로를 집
중 조명한다. 나카이 요지부로는 일본의 사업가로 몇몇 사업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후 독도 강치잡이 사업에 뛰어
든다. 그러나 강치잡이 사업에서 그는 경쟁자들에게 밀려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였다. 그러자 나카이 요지부로는 독
도 강치잡이 사업의 독점권을 획득하기 위해 독도를 일본 영토화 하자는 민원을 일본 정부에 제출한다. 그 당시 일본
은 메이지 유신으로 대표되는 근대화에 성공하여 새로운 제국주의 국가로 성장하고 있었고, 기존 열강들은 이런 일본
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처음 나카이 요지부로의 민원을 접수한 일본 내무성은 현 시점에서 한국의 땅일 확률이 높
은 독도를 편입하여 열강들을 자극하는 일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한다. 하지만 외교를 담당하는 외무성
의 실세인 야마자 엔지로가 독도 편입은 국익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여 독도는 일본 땅으로 편입된다. 야마자
엔지로는 대륙 팽창주의 사상을 가진 일본의 외교관으로, 당시 발생한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동해의 제해권을 장악하
기 위해 독도에 망루를 건설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독도 편입에 찬성하였다.
이 책은 처음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쓰여졌다. 그래서 쪽수도 270쪽 가량으로 그렇게 많지 않고, 내용도 생각보다 무
겁지 않다. 또한 나카이 요자부로와 야마자 엔지로라는 흥미로운 두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내용이 매
우 흥미롭고 쉽게 읽힌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책을 쓰려고 노력한 점도 칭찬하고 싶다. 이 책에는 한일 양측의 주장이
모두 담겨있으며, 양측이 이견을 보이는 논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저자는 일본측 주장에서 잘못된 점을 조목조
목 반박하고, 우리나라 측의 주장도 냉정하게 ‘사실’인 점과 ‘주장’인 점을 철저하게 분리하여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독도 문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서지만, 한일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는 조선 정부의 ‘칙령 제 41호’라는 문서가 있다.
문서의 내용은 울릉도를 울도군으로 승격시키며 그 관할에 죽도와 석도가 포함된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석도를 현재
의 독도로 보는 한국의 입장과 석도를 울릉도에 부속한 다른 섬인 관음도를 가리킨다고 주장하는 일본측의 주장을 모
두 다룬다.
<독도실록 1905>는 전국민이 한번쯤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독도가 불합리하게 일본 영토로 편입된 일이 한 사
업가의 욕심으로부터 시작된 일임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까? 일본인들은 물론이고 제3국 사람들 에게 독도가
우리나라의 영토라는 사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전국민이 독도의 일본 영토 편입이 왜 말이 되지 않는지 이유를 어
느정도 알고있어야 되지 않나 싶다. 이제 폭염도 가시고 책 읽기 좋은 계절인 가을이 왔다. 이번 기회에 <독도실록
1905>를 통해 독도에 대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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