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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물건 이야기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70년대 버스카드, 회수권을 아십니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분들이라면 한 장 이상의 교통카드는 가지고 계실 텐데요. 전용 교통카드 외에도 신용카드나 휴대폰에 칩으로 내장해 사용할 수 있어 정말 편리하지요. 하지만 과거에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토큰과 지하철 승차권을 챙겨야 했습니다. 특히 70~80년대 버스를 이용해 등하교를 하던 중고생들은 일명 회수권으로 불리는 버스승차권을 반드시 챙겨야 했는데요, 오늘은 전자식 교통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은 그때, 교통카드 역할을 하던 추억의 회수권’(3전시실 전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버스의 시대와 함께 시작된 버스승차권

버스승차권 제도가 도입된 것은 1957년입니다. 어른들이 50원짜리 동전 크기에 네모난 구멍이 뚫려 있는 토큰을 사용할 때, 학생들은 종이로 만들어진 회수권을 사용했습니다. 당시 버스조합에서는 할인 혜택을 받는 학생을 제대로 가려내기 위해 버스회수권을 발행했고, 세무서에서는 투명한 세원관리를 위해 버스회사에 회수권 사용을 장려했습니다. 1970년대 초 버스요금은 15원이었는데, 학생들은 한 장에 10원하는 버스회수권을 내고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학생만이 받을 수 있는 큰 할인율 때문에 회수권은 학생들의 필수품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다양한 회수권(3전시실)


회수권은 버스정류장이나 문방구에서 팔았습니다. 회수권 10장이 인쇄된 종이를 30, 60장 단위로 사서 한 달을 사용하곤 했는데, 일반적으로 회수권을 한 장씩 잘라 한쪽 끝을 스테이플러로 쿡 찍어 정리하고, 버스를 탈 때마다 한 장씩 뜯어 사용 했습니다. 학생들은 회수권을 현금처럼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학교 앞 분식집이나 문방구에서 회수권을 받아주었기 때문에 부족한 용돈을 대신해서 회수권으로 지불하기도 했습니다.

 

회수권을 둘러싼 시시비비

그러나 변형이 쉬운 종이 승차권은 위조가 쉬워 많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10장짜리 학생용 회수권을 교묘하게 잘라 나누어 11장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간혹 정교한 솜씨로 직접 회수권을 그리는 대담한 학생들이 버스 기사에게 걸려 혼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위조가 대형화, 범죄화로 이어진 경우도 수차례 발생했는데요. 이 때문에 지역과 버스 회사별로 다른 도안을 사용하여 발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밖에도 중고생, 대학생, 일반인용으로 나누어 발행하기도 하고, 물가상승으로 인해 금액이 인상되었을 경우에도 금액을 숫자로 적어 새로 발행했습니다





회수권판매처 간판 (사진출처: ‘6080추억상회홈페이지)

 

버스카드의 등장으로 추억 속으로 사라진 회수권

19967, 기술의 발달로 IC칩이 내장된 교통카드가 도입되면서 토큰의 이용은 급격히 줄었습니다. 교통카드 사용이 늘어난 것 외에도 회수권을 유통하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드는 인력과 비용부담, 고성능 컬러 프린터를 이용한 위조 범죄가 점점 치밀해지면서 회수권을 비롯한 버스승차권은 설 자리가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2002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인천부산대구시가 버스승차권 제도를 폐지했고, 2008년 초 주요 도시 거의 대부분이 승차권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편리하고 정확한 교통카드의 시대. 지금은 버스 안에서 승차권을 가지고 실랑이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대신 책 사이에 끼워둔 회수권을 발견하는 우연이나 여러 문양의 승차권을 모으는 재미도 사라지고 말았지요. 역사 속으로 사라진 회수권의 추억,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오시면 그 때 그 시절 추억의 회수권을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