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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인물 이야기

영원한 ‘오빠’ 조용필, 대한민국 50년을 노래하다

영원한 오빠조용필,

대한민국 50년을 노래하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추운 날 따뜻한 곳에서 종종 40~50대 분들이 창밖을 보면서 창밖의 여자를 흥얼거리곤 하시는데요, 이 노래가 수록된 앨범은 우리나라 최초로 백만 장이 팔리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만큼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요. 더욱이 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스타’, ‘국민가수라는 칭호를 넘어 가왕으로 불리며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조용필 씨입니다. 오늘은 한국 가요계 최고의 스타인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

 

 

팝송을 부르며 데뷔한 조용필

 

그는 19503625전쟁이 발발한 해에 태어났습니다. 기타리스트를 꿈꿨던 그가 가수가 된 건 대타로 노래를 부르면서 인데요, 스무 살이었던 1969년 미 8군 무대에 올라, 한 흑인 병사가 요청한 바비 블랜드의 'Lead Me On'를 부른 것이 그의 데뷔무대였습니다. 한국 최고의 가수가 팝송을 부르며 데뷔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당시에는 조용필뿐만 아니라 신중현, 윤복희 등 실력 있던 뮤지션들은 모두 미 8군 무대에 섰는데요, 625전쟁에서 국군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각지에서 온 미군들을 위해 정부는 이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미군을 위해 연주되던 블루스, 째즈, 락 등 다양한 음악이 국내 가수들에게는 새로운 외국 음악을 경험하고 한국 대중음악의 밑거름을 쌓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금지곡 돌아와요 부산항에

 

신인가수 조용필이 국민적인 스타가 된 계기는 솔로로 발표한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입니다. 때마침 이 노래가 나온 1975년은 조총련계 재일동포의 모국방문이 허용되면서 고국을 그리워했던 재일동포들이 부산항으로 몰려들던 때입니다. 시대적 상황과 노래가 딱 맞아떨어져 더욱 인기를 얻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듬해인 1976년 조용필은 대마초 파동으로 긴 공백기를 갖게 되고, ‘돌아와요 부산항에도 금지곡이 됩니다. 당시는 군사정권시대로, 조용필뿐 아니라 김민기의 아침이슬’, 김춘자의 거짓말이야’, 이장희의 그건 너’, 송창식의 왜 불러등 수많은 곡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금지곡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한이 담긴 우리의 소리, 가요가 되다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었던 조용필은 방황의 세월을 보내다가 민요 한오백년을 듣고 감명을 받습니다. 산속 깊은 계곡을 찾아다니며 득음을 위해 민요와 판소리를 부르며 그는 우리의 소리를 담은 가요를 들고 나왔는데, 대마초 가수 활동 금지령이 풀리고 1980년 발표한 정규 1집 음반 [창밖의 여자]가 그 것입니다.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고 했는가. 차라리, 차라리 그대의 흰 손으로 나를 잠들게 하라라는 가사는 조용필의 한 맺힌 목소리와 어울려 한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졌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조용필 정규 1집 음반 (출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가왕, 영원한 오빠로 남다

 

그 후 조용필은 발표하는 음반마다 성공을 거두며 한국 가요계의 거인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서울 서울 서울이라는 노래가 폐막식을 장식하는 영광은 물론, ‘가왕이라는 호칭답게 대중가요의 수많은 첫길을 여는 가수가 됩니다. 1980년 미국 카네길 홀에서 한국가수 최초로 공연을 올렸고요, 1999년에는 정통 클래식 공연 무대이자 최대 공연장인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대중 가수로는 최초로 공연을 펼쳤습니다. 또 교과서에 수록된 최초의 국내 대중가수이기도 하지요.

 

이후 꾸준한 활동을 하다가 지난해인 2013년에는 정규 음반 19[Hello]를 내는데요, ·고등생부터 50·60대까지 폭넓은 팬들의 가슴을 두근두근’(타이틀 곡 바운스의 뜻)하게 만들며 다시 한 번 영원한 오빠임을 증명했습니다. 올해로 그는 데뷔 46주년을 맞게 됩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해마다 연말 가수왕 시상식에 빠지지 않던 그는, 지금도 콘서트를 열기만 하면 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골수팬들에게 오빠라는 환호를 듣는 영원한 오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