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즐기는 History/물건 이야기

연하장에 붙이는 따뜻한 손길, 크리스마스 씰

연하장에 붙이는 따뜻한 손길

크리스마스 씰

 

예전에는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 씰을 붙인 편지를 부치는 풍경이 익숙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손편지를 쓰는 일도 줄었고, 크리스마스 씰을 붙인 편지를 보기도 힘들어졌지요. 그래도 여전히 크리스마스 씰은 판매되고 있는데요, 여러분들은 요즘에 어떤 디자인의 크리스마스 씰이 발행되는지 알고 계신가요?

 

결핵퇴치를 위해 만들어진 크리스마스 씰

 

크리스마스 씰 판매는 덴마크 코펜하겐 우체국 직원인 아이날 홀벨(Einal Holboell)에 의해서 시작되었습니다. 영국 산업혁명 이후 결핵이 유럽에 퍼지자 아이들을 좋아했던 홀벨은 1904년 12월 10일 결핵퇴치기금 마련을 위해 크리스마스 씰의 판매를 건의하였지요. 이에 덴마크 정부는 전폭적인 지원을 했고 미국, 스웨덴, 독일 등 여러 국가에 크리스마스 씰 운동이 전파되었습니다.

 

▲ 결핵예방 홍보물(출처 : 국가기록원)

 

아시아권에서는 1910년 필리핀이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씰을 발행했습니다. 1925년 12월에는 일본, 1932년 12월에는 캐나다 선교의사 셔우드 홀(Sherwood hall)에 의해 우리나라에서도 크리스마스 씰 판매 운동이 시작되었지요. 이후 1940년까지 9차례에 걸쳐 발행되었다가 셔우드 홀이 스파이로 누명을 쓰면서 중단되었고, 8.15 해방 이후 다시 발행되는 수난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1953년 ‘대한결핵협회’가 창립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결핵퇴치 기금마련을 위한 다양한 디자인의 크리스마스 씰이 안정적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자꾸자꾸 모으고 싶은 크리스마스 씰

 

1932년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최초의 크리스마스 씰에 삽입된 이미지는 서울의 상징물인 ‘남대문’이었습니다. 셔우드홀 선교사는 한국인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거북선을 생각했으나, 일제강점기였던 당시, 허가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서 남대문으로 소재를 바꿔 발행했다고 합니다. 당시 크리스마스 씰 1장은 2전, 그렇게 첫 해 모금 총액은 당시 화폐로 850원이었으니 꽤 성공적이었던 셈입니다.

▲ 1932년 우리나라 최초의 크리스마스 씰 (출처 : 대한결핵협회)

 

사실 크리스마스 씰은 우표를 대신해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주로 기념품이나 결핵환자를 돕기 위해서 많이 구입합니다. 크리스마스 씰은 남대문을 비롯해 무궁화, 한복, 올림픽 종목, 김연아 선수, 뽀로로 등 역사와 시대를 반영한 다양한 이미지들로 만들어져 수집 가치가 높기도 하지요. 작년에는 우리나라 크리스마스 씰 발매 60주년을 맞아 역대 ‘베스트 10’ 도안을 선정했고, 올해의 크리스마스 씰로 발행되기도 했습니다.



▲ 2013년 창림60주년 기념 크리스마스 씰 (출처: 대한결핵협회)

 

올해의 크리스마스 씰은 백두대간 당첨!

 

그렇다면 2014년 올해의 크리스마스 씰은 어떤 모습일까요?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에 의해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는 우리의 자연을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백두대간에 자생하는 고유 동식물’을 소재로 했답니다. 백두대간을 총 10개 구간으로 분리하고 해당 구간에 서식하고 있는 20종의 고유 동식물의 특징을 담은 것인데요, 이 씰은 제 42회 항결핵 세계총회 크리스마스 씰 컨테스트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디자인 면에서도 인정받았습니다. 1매에 300원씩, 1시트에 3000원이니 가격도 저렴하네요.

 

▲ 2014년 크리스마스 씰 디자인 (출처: 대한결핵협회)


요즘은 결핵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OECD 34개 국가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크리스마스 씰에 대한 구입이나 관심은 많이 줄었지만, 올해에는 크리스마스 씰을 붙인 손편지와 선물로 소중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