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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나의 이야기

1983년, 교복자율화 추진

획일화, 균일화된 교복을 없애보자



광복 이후부터 현재까지 학생들의 교복은 다양하게 변화해왔습니다. 세일러복에서 H라인 스커트로, 무채색이던 교복이 다양한 색으로, 남학생만 입고 다니던 바지 교복이 지금은 여학생에게까지 확대되었죠


한국의 교복 역사는 여학생은 1886년 이화학당이 다홍색 무명천으로 된 치마저고리를, 남학생은 1898년 배재학당이 당복을 제정한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실제로 교복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04년 한성중학교가 개교하면서 순한국식 검은색 두루마기에 검은색 띠를 두른 옷을 입도록 하면서부터입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 말인 1939년, 일제가 전시체제를 강화하기위해 남자들에게 학업과 일상 훈련까지 겸할 수 있는 국방색 국민복을 입히기 시작했고, 이러한 딱딱한 형태의 교복이 광복 뒤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1969년 중학교 평준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시도별로 획일화, 균일화된 교복이 등장하였고, 학교별 특성 없이 모두 똑같이 검은색 교복과 양철 단추, 이름표 등 일정한 교복 형태가 1980년대 초까지 유지되었습니다. 영화 <친구>의 주인공들이 입었던, 까만 교복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때 그 시절, 학창 시절을 떠올리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거예요. 그렇죠?!



▲1950년대 초등학생 교복(출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983년 3월부터 시행된 교복자율화 조치는 '획일', '몰개성', '일제 잔재'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교복에서 중고생을 자유롭게 해주었습니다. '교복자율화'가 시행된 첫날, 학교는 우중충하게 느껴지던 획일화된 교복 대신 각양각색의 옷을 차려입은 학생들로 산뜻하기까지 했죠.


 

 


▲1980년대 교복자율화 이후 교실 (출처: 국가기록원)


      ▲교복자율화 중고생 대상 미용 강좌 수업(출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교복자율화 이후 교복에 대한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었고, 1986년 복장자율화 보완 조치를 통해 교복 착용여부가 학교장의 재량에 맡겨지게 되면서 교복으로 '돌아가는' 학교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1993년 전국의 학교 중 83%에 달하는 학교가 교복 착용을 택하면서 사실상 교복자율화는 사라졌습니다. 대신 교복의 형태가 달라졌는데요, 다양하고 편리한 교복이 등장했고, 교복을 채택하는 과정에 학생, 교사, 학부모가 참여하는 점도 예전과 달라진 풍경입니다. 

 

수십년전 검은색 교복이 전부였던 학생들과 지금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지만, 사춘기 시절 학생들의 마음은 변함없고, 교복은 여전히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영원한 청춘의 상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