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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기자단 History

명동 도심 한복판의 고요함, 민주화 상징 명동성당에 가다

명동성당, 가보셨나요? 저는 천주교 집안에서 자라 어릴 적에 명동성당에 가서 사람이 바글바글한 와중에 미사를 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람이 그렇게 많았는데 미사가 시작되자마자 조용해지면서 경건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휩싸였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 점이 성당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달 14일에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일정 마지막 날인 18일에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셨는데요, 명동성당이 도대체 어떠한 장소이기에 교황까지 방문하셨던 걸까요?




‘종현성당’이라고도 불리는 명동성당은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898년(고종 35년)에 건립된 우리나라 최대의 성당이며, 동시에 최초의 고딕양식 건축물이기도 하죠. 이러한 이유로 현재 사적 제 25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저는 세계 여러 나라들을 여행한 경험이 있는데요, 명동성당은 제가 본 세계의 내로라하는 성당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간 벽돌의 커다란 건물로부터 숭고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듯 합니다.


그 숭고함에 압도되어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는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장이 됐어요. 들어가는 순간, 세.상.에.나.

 

 




그 숭고함과 거룩함 때문에 말을 이을 수 없을 정도였어요. 건물 내부는 그렇게 넓지 않았지만 건물의 모양새와 성당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분위기가 더해져서 정말 엄청난 광경이었습니다. 그런데 명동성당에 대해 조사를 해보니 이러한 숭고함의 분위기가 잔뜩 풍겨 나오는 이유가 따로 있더군요.

 




명동성당은 한미수호조약(1882년) 이후 서양인 배척과 천주교 박해가 중단되어 교세가 한창뻗어나갈 때 당시 조선교구장 뮈텔 주교가 착공해서 지어진 건물입니다. 한국에 천주교가 뿌리내릴 때 지어져 전국 성당 건축의 확산을 가져온 가톨릭교회의 시발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명동성당은 1900년 병인박해와 1926년 기해교난, 병오교난의 가톨릭 순교자 유해 79위가 모셔져 있는 한국 가톨릭의 대표성지라고 하네요. 순교 성인들의 유해를 모시고 있는 건물이니 엄청난 분위기를 풍길 수밖에요.


명동성당이 민주화의 상징인 장소라는 것도 아시나요? 1970년대와 1980년대 민주화 투쟁의 중심에 있었던 명동성당은 1987년 6월 항쟁의 구심점이기도 합니다.


▲1987년 2월 7일 故박종철 명동성당 추모식 (출처: 공공누리)



오랜 세월 동안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며 한국의 근현대사를 똑똑히 지켜본 명동성당. 낮이건 밤이건 사람 많고 시끄러운 서울 한복판 도심 속에 자리 잡고 있지만, 그 와중에 우리에게 고요함과 숭고함을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대한민국의 미래도 부끄럽지 않은 역사가 되도록 잘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본 글은 한걸음기자단 개인의 의견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편집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