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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기자단 History

조선 궁궐에서 찾는 대한민국 근현대사, 창덕궁의 깨알 같은 근대 모습

대한민국 서울에는 조선시대 궁궐이 5개 있습니다. 바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운궁’, ‘경희궁’입니다. 제가 소개할 궁궐은 바로 ‘창덕궁’입니다.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소개하면서 왜 조선의 궁궐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시죠? 조선의 궁궐 안에서도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유는 참 간단해요. 조선시대 궁궐이라고 해서 조선시대를 끝으로 안 쓰인 것이 아니니까요. 가장 최근인 2005년에는 창덕궁의 낙선재에서 조선황실의 마지막 장례식이 거행되었는데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손 ‘이구’씨의 장례식이었습니다. 이렇게 궁궐은 현재까지 이용 되고 있는 것이죠. 자, 그럼 이제 조선의 궁궐 ‘창덕궁’에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찾아볼까요? 



창덕궁 ‘인정전’의 모습입니다. 창덕궁을 방문 했던 날, 고온다습한데다 날씨가 무척 흐렸어요. 그래서 사진 속에서 ‘인정전’이라는 글씨가 잘 보이지 않네요. 우리는 이 인정전 안에서도 근대 역사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모습인지 자세히 살펴볼까요?




인정전 안은 우리가 사극에서 자주 보던 그런 모습은 아닙니다. 전등과 커튼이 달려 있고 창문은 유리입니다. 또 바닥은 마루로 바뀌어 있습니다. 인정전은 1908년에 서양식으로 개조됐다고 합니다. 왜 이런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개화의 물결이 밀어닥쳤던 당시의 시대상을 감안해볼 때 궁궐도 시대에 맞춰간 셈이지요. 




창덕궁을 평일에 방문했는데도 사람이 무척 많았습니다. 사람들을 피해 한적한 장소로 발걸음을 옮겨보았습니다.  이곳이 창덕궁의 ‘수라간’입니다. 수라간은 임금님이 드시는 음식을 만들었던 곳입니다.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이곳! 속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까요?




수라간 내부의 모습입니다. 개방을 하지 않아서 유리문 안으로 들여다보았습니다. 사극에서 봤던 수라간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죠? 내부 벽면은 타일로 되어있고 오븐도 있고 근대식 수도시설까지, 참으로 신기한 모습입니다. 이 수라간은 1917년 창덕궁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다시 중건할 때 근대식으로 만든 것입니다. 고종황제가 서양 음식을 좋아해서 이처럼 서양식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전합니다. 




이곳은 ‘대조전’ 입니다. 대조전에서도 근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대조전 앞에 있는 전등입니다. 찾으셨나요? 지금의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전등이라 어색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전기가 들어오는 대조전의 내부 또한 근대적인 모습입니다. 대조전의 흥복전은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한 치욕적인 어전회의가 행해진 곳이자, 대한제국의 마지막황제인 순종황제가 승하하신 곳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볼 곳은 ‘희정당’ 입니다. 희정당은 1917년 화재로 소실되었는데 일제에 의해 경복궁에 있던 강녕전을 옮겨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원래 창덕궁 자체는 경복궁보다 규모가 작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경복궁의 강녕전을 옮겨 오면서 창덕궁의 작은 규모의 건물들과 어울리지 않는 희정당이 들어서게 되지요. 어린이가 어울리지 않는 어른의 큰 옷을 입은 느낌입니다. 희정당의 내부 또한 근대화된 모습입니다. 창문은 유리, 바닥엔 카펫, 천장엔 샹들리에, 의자도 책상도 모두 서양식으로 꾸며진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조선시대 궁궐, 창덕궁에서 근대의 모습을 찾아보았습니다. 정말 색다르지 않나요? 주로 경복궁을 관람해서 그런지 창덕궁의 모습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역사를 하나의 이어진 흐름으로 본 것이 아니라 시대별로만 구분해서 본 것이 아닐까요? 요즘 궁궐은 야간에도 개방을 한다고 합니다. 대조전 앞의 전등에는 불이 들어오는지, 창덕궁의 야간의 모습이 참 궁금해 지네요~




*본 글은 한걸음기자단의 의견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편집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