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와 영희, 바둑이가 나오는
그 시절의 교과서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작년부터 초등학교 교과서가 교체되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초등학교 1~2학년, 2014년에는 3~4학년, 그리고 내년에는 5~6학년 교과서의 교체가 마무리됩니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교과목을 축소하고 통합하는 것이 큰 변화인데요, 수학의 경우 교과서 내용의 20%를 줄이고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하여 산술과정을 보다 쉽게 익히도록 했답니다.
배움에 필수, 교과서의 중요성
한때 우리나라 교실에서 우리글을 배울 수 없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바로 일제 강점기 때죠. 이때 학교에서는 국어시간에 일본어 교과서로 일본어를 공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역사 수업시간에는 우리나라 역사가 아니라 일본의 역사와 일본의 왕들의 이름을 줄줄 외워야 했지요. 심지어 학교에서 우리말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보통학교 「국어독본」 : 1930년 일제강점기 시기의 국어교과서(출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945년 8월 15일 드디어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국제정세에 의해 독립된 우리 정부를 바로 세울 수 없어, 3년간의 미군정시기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때 「한글 첫걸음」,「국어독본」,「공민」등 우리 교과서가 만들어졌는데요, 이 시기의 교과서에는 일제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변화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자와 일본어가 아닌, 순 우리말을 사용하고, 우리 민족의 역사, 언어, 지리 등을 되찾으려는 의식이 교과서 내용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초등학교 1-1 국어 교과서의 이름은?
우리나라 정부에서 발행한 교과서가 나온 것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부터입니다. 초등학교용으로는 47종, 중등학교용으론 6종이 만들어졌는데, 이때 만들어진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의 이름이 ‘바둑이와 철수’ 입니다. 익숙한 과목명인 ‘국어’라고 쓰지 않고 새로운 이름을 지어줬다는 것이 참 신선합니다.
이 새 교과서는 ‘가갸거겨’식으로 글자만 학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바둑아, 바둑아 나하고 놀자.’라는 문장을 가르쳐 소리, 글자, 단어, 문장을 동시에 익히도록 한 획기적인 학습 교과서이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 교과서에서 사용하는 스토리텔링 기법처럼 철수와 영희 바둑이가 국어 교과서 모든 페이지에 나와서 더욱 쉽게 내용을 익힐 수 있도록 했지요. 혹시 둥근 학생모를 쓴 철수와 예쁜 리본을 맨 영희, 그리고 그들 곁을 꼬리치며 맴돌던 바둑이가 떠오르시나요?
▲우리나라 최초의 국정 국어교과서 ‘바둑이와 철수’ (출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1948년도에 처음 만들어진 이 교과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난생처음 학교라는 곳에 들어가서 처음 만났던 교과서 속 철수와 영희 그리고 바둑이가 보고 싶다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오셔서 어릴 때 추억을 꺼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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