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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나의 이야기

대한민국 가족계획의 변천사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

 

지금 보면 유치하고 우스워 보일지도 모르는 이 표어들은 과거 우리나라 산아제한정책에 실제로 사용되었던 표어들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이 문제가 되어 국가적으로 출산장려정책을 펴고 있지만, 과거에는 이와는 반대로 산아제한정책을 폈답니다.

 

1960년 이전 우리나라는 한 가정에 5명 이상의 자녀를 출산하는 것이 예사였습니다. 전통적으로 농사를 지으며 살다보니, 아이들의 수가 곧 인력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1950년대 출산율은 6.3명으로, 가난에 허덕이던 시절 인구증가는 정부의 최대 고민거리였습니다. 국가적으로 대대적인 인구억제정책을 추진한 것도 이 때문이었지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가족계획 포스터 (3전시실)


1960년대에 들어서 산아제한정책을 통해 출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가족계획에 대한 국가적 홍보가 시작되었으며, 그 홍보에 힘입어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에도 산아제한정책은 계속 되었습니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키우자.”라는 표어는 1970년대에 등장한 표어인데요, 이런 산아제한정책으로 인해 주부클럽연합회에서는 1974년을 임신 안하는 해로 지정하기도 했고, 바로 다음 해인 1975년은 남성이 더 피임하는 해로 정하기도 했답니다.

 

2006년에 개봉한 영화 잘 살아보세1970년대 우리나라 산아제한정책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요. 산아제한정책을 위한 가족계획 시범마을로 정해진 용두리에서 출산율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정말 가족계획 시범마을이 있었냐고요? ,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그 증거를 찾아보세요!^^



 

영화 잘살아보세장면(, 네이버 영화검색)과 가족계획 시범마을 표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전시실)

 

산하제한정책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우리나라 출산율은 1970년대 4.53명에서, 1980년대에는 2.83명으로 그 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엄마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더불어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라는 좋은 점도 생겨났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삶의 질과 복지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출산에 대한 인식 또한 바뀌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1994년 산아제한정책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점점 더 하락하는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낳게 되면 내 생활을 포기해야하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어진다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우리나라가 산아제한에서 다시 출산장려로 정책을 바꾸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00년 경 부터였습니다. 2005년 시행령 제정 이후에 지금까지도 출산장려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지난 2012년에 출산율이 1.3명으로 반짝 오르는가 싶더니, 그 효과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9명으로, OECD 가입국가 중 가장 오랜 기간 초저출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출산장려정책의 일환으로 엄마와 아이를 위한 복지도 날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자신의 일을 소중히 여기는 엄마들이 편안한 워킹맘이 될 수 있도록 국가적인 보조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지요. 아빠들이 육아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이기도 합니다. 육아는 엄마의 몫이 아닌 부부의 몫이라는 인식을 확립시키고, 더불어 국가적 보조까지 더하면서 출산을 장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산아제한정책부터 출산장려정책까지! 국가의 정책에 따른 가족계획의 변천사를 알아봤는데요, 앞으로 우리나라 인구수는 어떻게 변화할지, 또 그에 따른 인구 정책은 어떻게 도입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