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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나의 이야기

20년 전 김일성 사망 사건


20
년 전인 199478일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습니다. 김일성은 725일에 열릴 김영삼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이십 여일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망했는데요, 6·25 전쟁을 일으킨 주범이자 50년 가까이 북한의 독재자로 살았던 그의 죽음은 남한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큰 뉴스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사망이 휴전상태로 있는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였지요.


김일성 사망 보도 장면

(출처=드라마 응답하라 1994’ 화면 캡처)


남북정상회담과 갑작스러운 김일성 사망


신문과 방송에서는 연일 특보로 김일성 사망과 관련된 뉴스를 보도했습니다. 그의 사망으로 북한 내부의 권력 구도와 남북관계 및 대외정책에는 어떤 변화들이 올지 전문가들이 나와 끝없는 토론을 했습니다. 국민들 역시 앞으로 한반도에 어떤 변화가 올지 긴장하면서 김일성 사망 보도에서 눈을 뗄 수 없었죠.


김일성 사후 내외신은 북한 내부에서 극심한 권력 투쟁이 일어날 것이며, 남북관계 및 대외정책에 있어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김일성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김정일로 권력승계가 순조롭게 이루어졌는데요, 북한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김일성이 일찍이 북한권력의 상징적인 존재로 물러나고, 실질적으로는 김정일이 북한 권력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김일성 주석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취소된 남북정상회담은 다음 정부에 와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의 회담으로 재개됐습니다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통일의 꿈


한편 김일성의 죽음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끼쳤는데요. 김일성하면 떠오르는 것이 6·25전쟁이기 때문에 전쟁 세대나 반공교육을 받은 세대들은 혹시 모를 전쟁을 대비해서 생필품을 사재기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마트에는 라면이나 생수, 부탄가스 등 생필품이 떨어지는 품귀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죠. 반면 한쪽에서는 통일이 앞당겨질 거라는 전망이 나와,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이산가족의 마음을 설레게도 했습니다.  



김일성 사망 뉴스보도

(출처 : MBC 뉴스데스크 1994.7.9. 방송 캡처)

 

그래도 김일성 사망에 가장 민감했던 사람들은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처럼 휴가를 나온 군인들도 김일성 사망 소식을 접하고 곧장 복귀했는데요, 그 때만해도 휴대전화가 없었기 때문에 집전화로 군부대의 복귀 명령을 받았고, 이에 군인들은 즉각 자기 부대로 돌아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였습니다.

북한주민들에게 불멸의 삶을 살 위인처럼 자신을 선전했던 김일성. 그 때문인지 그의 죽음은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남, 북한 국민 모두에게 예상치 못한 충격을 주었는데요, 2014, 그의 후계자인 김정일마저 사망한 지금까지도 북한은 김일성 가문의 독재 아래 있고, 남과 북은 여전히 분단의 벽에 가로막혀있습니다. 우리의 소원인, 통일은 언제 어떤 계기로 이루어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