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즐기는 History/나의 이야기

[7월 24일] 지구를 지키는 우리 영웅 '로보트 태권V' 탄생

지금으로부터 38년 전인 1976724,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가 여름방학을 맞아 극장에 걸렸습니다. 그 인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당시에는 이 만화를 보지 않으면 또래들 사이에서 대화가 안 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오늘은 지구를 지키는 대한민국의 정의로운 강철인간, 로보트 태권V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우리만화의 독립 선언! <로보트 태권V!>

 

<로보트 태권V>가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최초는 홍길동전’(1967)]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한국 애니메이션의 독립을 선언한 작품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1970년대 어린이들은 텔레비전에서 방송하는 요술공주 세리’, ‘마징가 Z’, ‘독수리 5형제’, 우주소년 아톰같은 일본 만화에 빠져있었어요 이때 혜성처럼 로보트 태권V‘가 나타납니다. 한국 어린이에게 지구를 지켜줄 우리나라 로봇이 생긴 것이지요.


로보트 태권V (출처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태권도로 적을 무찌르는 로봇의 등장

 

태권V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나라 무술인 태권도로 적을 무찌른다는 것인데요. 그 전까지 나온 로봇들은 각종 무기를 이용해서 적을 공격했지만, 우리의 태권V3번 단추를 누르면 조종사인 훈이와 태권V가 하나가 되어, 훈이가 하는 태권도 동작을 로보트 태권V가 따라하게 됩니다. 흉악한 무기가 아닌 태권도로 악당을 무찌른다니, 정말 멋지지 않나요?

 

 그러고보니 태권V의 단단하고 듬직한 모습이 마치 오랜 기간동안 수련을 해온 무인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이 영화를 만든 김청기 감독은, 태권V의 얼굴을 그릴 때 이순신 장군의 얼굴을 모티브로 구성했다고 합니다. 어쩐지 로봇 치고는 매우 멋지더라니!



 태권V와 깡통로봇 ( 출처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또 다른 기록, 최초의 애니메이션 OST 제작

 

태권V의 영향으로 동네 태권도장은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저녁이면 아이들은 태권도복을 입고 골목을 누비며 태권V 놀이를 했다고 합니다. 또 모였다하면 태권V의 주제가를 불렀는데요. 당시로는 드물게 캐릭터별로 만들어진 테마곡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 발매(1976)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태권V 음반(출처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그 당시 <로보트 태권V>는 서울에서만 18만 관객이 관람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흥행이었고, 이 열풍을 이어가는 속편들이 나왔습니다. 1976년에 제2<우주작전>, 1977년 제3<수중특공대>, 1978년에는 <로보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 1982년에는 <수퍼 태권V>가 제작되었으며, 1984<84 태권V>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지구를 지키는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아들과 함께 다시 보는 태권V

 

언제나 영웅은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지요. 지난 2007118일 전설의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가 디지털 복원판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1976년 개봉한 처녀작은 1981년 수출을 위해 미국에 보냈던 원본필름을 회수하지 못하고 사라진 후 복원이 불가능한 걸로 알려져 왔는데요. 2004년 어느 날, 영화진흥위원회의 창고에서 괜찮은 복사본 필름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복원 작업이 빠르게 이루어졌고 처음 개봉한 지 약 30여 년 만에 복원판이 상영되었습니다.

 

<로보트 태권V> 디지털 복원 상영관은 다른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상영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는데요. 수 많은 아빠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러 극장을 찾았습니다. 평소 별로 말이 없는 아빠들도 이 날은 먼저 자녀를 이끌고 어릴 적 이야기를 하며 술술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겠지요? 어린 시절 아빠 엄마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줬던 태권V!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우리 어린이들의 꿈과 용기를 지켜주는, 자랑스러운 영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