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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인물 이야기

1991년 8월 28일, 우리 기술로 ‘녹색 사하라’가 열렸다

우리 기술로 만든 녹색 사하라

-리비아 대수로 공사-

 

최근 한국에는 늦은 가을장마가 왔었죠. 해마다 장마가 찾아오는 한국과 달리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는 일 년에 한두 번 비가 올까말까 합니다. 그러면 사하라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물을 공급받고 있을까요? 사막을 가로질러 놓인 대수로를 통해 각 도시에 필요한 생활수가 공급되고 있답니다. 사하라 사막의 면적이 무려 940(해마다 2만여증가). 이 넓은 사막 이쪽에서 저쪽으로 물을 옮기는 기적 같은 일은 수 십 년 전 우리나라 건축기술로 이뤄졌습니다.

 

위대한 인공 강(GMR), 리비아 대수로


 리비아 대수로 프로젝트 (출처 : 동아건설 홍보동영상 캡처)

 

1980년대 리비아의 집권자였던 카다피는 사하라 사막을 녹지화 하려는 일명 녹색 사하라계획을 추진하게 됩니다. 리비아 동남부와 서남부 사막지대 내륙에서 지중해 연안으로 35조톤, 즉 나일강의 수량을 200년 동안 공급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이동시켜 농업과 공업,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계획이었죠.

 

5,524km 길이(서울~부산 길이의 12)에 거대한 송수관을 연결하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총 공사비만 약 300억 달러(335500억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토목공사입니다.

 

 

우리 기술로 만든 세계 8대 불가사의

 

바로 이 엄청난 공사의 수주를 우리나라 동아건설이 선진국의 대형 건설사들을 제치고 따냅니다. 동아건설은 총 5단계로 진행될 대수로 공사의 1단계에 해당하는 동남부 지역에 1,874의 수로를 건설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지름 4m, 길이 7.5m의 거대한 송수관을 묻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이었고, 또 그 송수관이 잘못 연결되면 높은 수압으로 관이 터져버릴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지요.


리비아 대수로 공사 현장 (출처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984년에 시작한 1단계 공사는 총 8년에 걸쳐 진행되어 1991828일에 완공되었는데요, 이때 카다피는 도저히 사람이 해낼 수 없는 기적을 이루었다면서, 이 공사를 세계 8번째 불가사의에 비유합니다. 그리고 2단계 공사 역시 우리나라에 수주하면서 한국의 기술력에 믿음을 보여주지요.

 

 

리비아 대수로, 물만 흐르는 게 아니다

 

리비아 대수로의 성공적인 준공으로 한국의 토목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임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술력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데요, 이 공사로 인해 두 나라의 교류에 많은 진전을 가져옵니다. 현지 근무자의 편의 생활을 위해 다양한 직종(의료, 교육 등등)의 한국 사람들이 리비아에 오게 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이를 위해 한국과 리비아 사이에 항공노선이 생겼고, 토목 분야 외에도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친근감이 늘면서 한국 기업이 리비아와 아프리카 전역에서 활동하는 기반을 다지게 됩니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지난 30년간 주요 프로젝트인 1, 2단계 공사가 완성된 상태이며, 현재는 대한통운이 동아건설의 바통을 이어받아 3~5단계 소규모 지류공사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계 8대 불가사의라고 불리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 우리의 손과 땀으로 리비아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하라의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공사 마지막 단계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