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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나의 이야기

에볼라만큼 두려운 공포의 질병, 천연두를 막은 종두소

에볼라만큼 두려운 공포의 질병

천연두를 막은 종두소

 

서아프리카 전역에 퍼지고 있는 에볼라바이러스로 요즘 세계는 걱정이 가득합니다. 치료하던 의료진이 안타깝게도 사망에 이르렀고,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서 그 심각성이 더욱 높습니다. 과거에도 많은 사람들을 죽음의 공포에 떨게 했던 전염병들이 있었습니다. 천연두가 그 대표적인 예죠. 하지만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가 소를 이용한 ‘우두법’으로 천연두 백신을 개발하면서 인류는 천연두로 인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한제국 시기인 1898년 10월 21일 서강·한강·왕십리에 종두소를 설치하면서 천연두 치료와 예방을 시작했습니다.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호환마마 천연두, 소가 잡다!

 

천연두는 접촉이나 공기로 전염이 됩니다. 일단 걸리면 고열과 구토에 시달리고 온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며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끔찍한 질병이지요. 에드워드 제너는 천연두에 걸렸다가 회복되면 다시는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소에 천연두를 심고 백신을 얻어냅니다. 지석영 선생은 그의 스승인 한의사 박영선과 부산 제생병원장으로부터 서양의학책을 구해 그 방법을 배워 천연두 치료에 문을 열었습니다.


▲종두법을 배워 전파한 지석영(출처 : 중앙일보사)

 

지석영과 이재하는 1882년에 전주·공주·대구·한성(지금의 서울)에 우두국을 세워 종두를 실험하고 1898년 10월 21일에 드디어 서울에 종두소를 설치합니다. 서울에서 치료에 확신을 얻자 그 다음 해에 종두소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게 되지요. 종두소에서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국민들에게 우두(천연두 백신)를 접종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두의 원료인 두묘(천연두에 걸린 소에서 뽑아낸 유백색의 액체)를 제조하거나 종두의를 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천연두 주사 자국

 

1951년 4만 여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천연두를 예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는데요, 천연두 예방 접종을 맞으면 그 자리에 자국이 남습니다. 새끼손톱만한 자국이지만 흉터가 남기 때문에 접종 부위는 잘 보이지 않는 곳에 했는데요, 70년대 이전 사람들은 팔에 자국이 있고, 이후에는 어깨에 주로 있습니다. 팔이나 어깨는 남들에게 보이지 않으니까 자국이 있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최근에 태어난 아이들은 천연두 예방 접종 자국이 없는데요. 그 이유는 1960년 3명의 환자 발생 이후로 더 이상 천연두 관련 질병에 감염된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박멸한 유일한 전염병

 

천연두 바이러스는 사람 외에 다른 동물에게는 전염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예방 접종만 확실하게 된다면 바이러스가 살 숙주가 없어서 더 이상 퍼지지 않는답니다. 지금은 세계 모든 국가에서 예방 접종을 실시한 결과 1980년 5월 8일부로 (공식적으로) 천연두가 근절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천연두 강제 접종을 1979년부터 중단했고요, 더 이상 천연두 예방 접종을 권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류의 끔찍한 전염병, 천연두의 역사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기록상으로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5세가 기원전 1160년에 천연두로 죽었다고 하고요.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그 기록이 있지요. 하지만 지금 천연두는 인류가 박멸한 유일한 전염병으로 더 이상 공포의 질병이 아닙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발 빠르게 종두법을 배워와 개발하고, 종두소까지 설치한 지석영 선생이 있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이지요. 에볼라 바이러스도 하루 빨리 백신을 개발되어 더 이상 전염병으로 아파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