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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인물 이야기

박병선 박사, 직지심체요절 세상에 알리다

박병선 박사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절" 세상에 알리다


1972년, 프랑스의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우리나라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세계는 술렁거렸습니다. 이 책이 고려 말에 금속활자로 찍어낸 책이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으로 알려져 있던 독일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경> 보다 78년이나 먼저 찍어낸 금속활자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 최초' 타이틀의 주인공이 바뀌게 되었죠. 



<직지 홍보 특별전시회> (출처: 한국정책방송원)




프랑스국립도서관 연구원 박병선, 『직지심체요절』의 발견


『직지심체요절』이 세계에 알려지기까지 우리나라의 '박병선 박사'의 역할이 컸습니다. 


박병선 박사는 1955년 한국 여성 최초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역사학과 종교학 박사를 취득했습니다. 서른 세 살의 나이로 혈혈단신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던 것은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이 약탈해 간 외규장각 의궤를 꼭 찾아보라는 대학시절 스승인 이병도 교수의 당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1967년부터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일했는데, 그곳에서 동양 문헌실에 보관되어 있던 『직지심체요절』를 발견하였습니다.


박병선 박사 (출처: 국가기록원)


박병선 박사는 이 『직지심체요절』이 구텐베르크의 성경보다 78년이나 앞서 인쇄된 금속활자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후 1972년 파리에서 열린 '세계 도서의 해 기념 도서 전시회'에 『직지심체요절』을 출품하고, 동양학회에서  『직지심체요절』이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는 사실을 입증하여 2001년, 『직지심체요절』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문화유산이 되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쇄기술을 세계적으로 알려 문화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던 것이죠. 



역사의 기록을 지켜낸 '직지의 대모'



<박병선 여권> (출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1975년 박병선 박사는 약탈된 우리 문화재인 『외규장각 의궤』를 프랑스국립도서관 베르사유 별관 서고에서 발견했는데요, 이 때문에 프랑스국립도서관은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박병선 박사에게 사표를 강요했고 끝내 일을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한계에 부딪혔음에도 이후 10여 년간 개인 자격으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드나들며 의궤의 목록과 내용을 정리하여 반환의 기틀을 닦았고, 오랜 반환 운동의 결과, 약탈 당한지 145년 만인 2011년 6월, 297권의 『외규장각 의궤』가 우리나라에 반환(대여 형태)될 수 있었습니다. 

 


박병선 박사는 2011년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고국인 대한민국 문화재 발굴 및 반환에 기여한 열정과 공을 기려 국민훈장 모란장(2011년), 동백장(2007년)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조국의 약탈 문화재 반환과 연구에 한평생을 박병선 박사의 노력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되며, 우리 문화유산을 끔찍이 사랑한 역사학자 박병선 박사를 기억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