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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기자단 History

경희궁과 덕수궁 중명전의 과거와 현재

경희궁과 덕수궁 중명전의 과거와 현재

 

 

1) 98채 중 6채 만이 존재, 경희궁

 

서울에는 조선시대 5개 궁이 있습니다. 이 궁궐 중 가장 많이 파손된 곳이자 나머지 4개 궁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적은 경희궁(慶熙宮)을 소개할게요.

 

 

조선시대 경희궁 모습

 

경희궁은 조선 후기 광해군 때 창건된 궁 이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일본인학교(경성중학교)가 경희궁 터에 세워지면서 궁궐로서의 존재가 지워졌습니다. 궁궐의 전각 대부분이 헐리거나 팔려나갔고, 1920년대를 지나면서 궁궐은 일부 회랑을 제외하고는 완벽하게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경희궁 터에 자리잡은 경성중학교는 해방 이후인 1946년부터 1980년까지 서울중∙고등학교로 바뀌어 사용되다 장소를 바꾸어 이전한 후, 서울시가 경희궁의 유적을 보전∙발굴하여 2002년 시민들에게 개방하였습니다.

 

 

서울고등학교 동창회가 재현한 경희궁 터에 위치한 서울고등학교 모습

 

 

() 학교 계단에 쓰인 해태문양과 봉황

() 교내 캠퍼스에 존재했던 거북이 동상

 

한 시대의 궁궐의 자리가 학교의 자리로 쓰였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그만큼 문화재에 대해 소홀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그럼 한 학교에 큰 영향을 미친 경희궁은 원래 어떤 궁이었을까?

     

경희궁은 1617년 짓기 시작하여 1623 (광해군 10)에 완공된 이후, 10대의 임금이 정사를 본 궁궐입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을 포함한 조선시대의 5대 궁궐로 이 중에 경희궁은 서쪽에 자리하여 서궐(西闕)이라고 불렸습니다. 원래는 모두 98채가 있는 매우 큰 궁궐이었는데요, 일제강점기 때 심하게 훼손되어 현재는 건물이 6채 만 있습니다. 유일하게 흥화문만 원래 위치로 이전시키고 나머지 건물들은 모두 1980년 이후 새로 복원된 것이지요.

 

복원된 경희궁의 모습, 숭정전과 자정전

 

 

경희궁의 정전, 숭정전

 

정전(政殿)이란 왕의 즉위식, 신하들의 하례, 외국 사신의 접견 등 중요한 국가적 의식을 치른 중요한 곳입니다.

현재 경희궁에 있는 정전인 숭정전은 1980년대에 새로 복원되었으며 원래의 숭정전은 현재 동국대학교에 있습니다.

 

 

경희궁의 편전, 자정전

 

편전 (便殿)이란 국왕과 신하들의 국정 회의가 열리고 신하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던 곳입니다. 평소에 임금이 정사를 보기도 하고 문신들과 함께 경전을 강론하기도 하는 배움의 장소입니다. 경희궁의 편전인 자정전은 일제가 헐어내었고, 후에 서울시에서 현재의 건물을 복원하였습니다.

 

그럼 경희궁 외의 슬픈 근현대사를 반영하는 곳으로는 어떤 곳이 있을까요? 덕수궁의 중명전도 20세기 초반 우리나라의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성을 나타내는 곳입니다.

 

 

2) 근현대 역사의 흔적, 덕수궁 중명전

 

 

덕수궁 안쪽에 위치한 중명전

 

덕수궁 중명전은 황실 도서관으로 만들어진 건물로, ‘광명이 계속 이어져 그치지 않는 전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의 이름은 ‘수옥헌’이었지만 1904년 덕수궁 화재 이후 고종이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면서 중명전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 1910년대 고종황제와 중명전 모습 (출처: 공공누리)

() 2007년 복원도기 전의 중명전 모습 (출처: 공공누리)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같이한 중명전은 1925년 화재로 외벽만 남기고 소실되었다가 다시 재건되어 외국인을 위한 사교클럽인 ‘경성구락부로’로 주로 쓰였다고 합니다. 중명전은 자유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1963년 국유재산으로 편입, 박정희 정권 때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에게 기증됐다가 민간에 매각되는 등 건물의 소유주와 용도가 여러 번 변경되는 시련을 겪은 후 문화재청에 매입되어 복원된 후 2010 8월부터 전시관으로 일반에 공개되었습니다.

 

 

중명전 내부 모습

 

 

고종화제가 쓴 친필서와 함께 헤이스 특사 파견이 시작된 중명전

 

중명전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어 일본에게 강제적으로 나라를 빼앗긴 장소이자 주권회복운동을 위한 민족투쟁의 시작이 된 장소입니다.

 

2015년 올해는 대한민국 광복 70년입니다. 평화로운 오늘이 있기까지 모두가 힘겹게 노력했던 일제강점기를 돌아보면서 대한민국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 볼 수 있는 대한민국 근현대 역사적 장소인 중명전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본 글은 한걸음 기자단 개인의 의견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편집 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