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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물건 이야기

"준비하시고, 쏘세요!" 주택복권

"준비하시고, 쏘세요!" 주택복권

 

"준비하시고~ 쏘세요!"

힘찬 목소리로 외치면 기다렸다는 듯이 여성출연자가 버튼을 누르면 화살이 과녁의 숫자에 꽂힙니다. 이 장면이 기억나시는 분들 계신가요? 바로 1980년대 TV를 통해 방송되었던 주택복권 추첨 장면입니다. 날아가는 화살이 내 번호에 꽂혔으면 하고 바래보지만, 늘 과녁을 비껴가기 일쑤였죠.  현재는 복권을 추첨하는 방식이 기계식으로 바뀌어 사람의 손으로 번호를 뽑고 있지 않는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안고 복권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최초의 정기 복권 '주택복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969년 발행된 주택복권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1969년 9월 15일 한국주택은행법에 따라 처음 발행된 주택복권은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정기 발행 복권의 효시입니다. 이 주택복권이 발행되기 시작했을 때는 무주택 군경유가족, 국가유공자 또는 파월장병의 주택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되었습니다. 당시 복권의 가격은 100원이었으며, 1등 당첨금은 300만 원으로 총 50만 매씩 월 1회, 서울에서만 판매되었습니다.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주택복권은 점차 발행 횟수를 늘리면서 1973년부터는 주 1회 발행하는 것으로 바꼈고, 1983년에는 당첨금이 무려 1억 원으로 올랐습니다. 


주택복권은 1983년, 서울올림픽 개최 지원을 위한 올림픽 복권이 발행되면서 잠시 발행을 중단하였습니다. 복권 발행이 잠정 중단될 때까지 총 574회, 약 1,1016억 원이 판매되어 수해주택, 원호주택, 국가유공자주택, 임대주택, 영세민주택 등 서민을 위한 주택 약 45,000여 호의 건설을 지원하였습니다.


1983년 발행된 올림픽복권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이후 1988년 12월 올림픽대회가 끝난 후 올림픽복권 또한 종료되면서 다시 주택복권이 발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주택복권은 2004년 제정된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 따라 복권위원회가 맡았으며, 복권의 용도는 임대주택의 건설 등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지원사업, 국가유공자 복지사업, 저소득층·장애인 및 성폭력·가정폭력 등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사업과 문화 예술 진흥 및 문화유산 보존사업 등을 지원했습니다.

 

주택복권은 2000년대 나눔로또가 등장하면서 인기에 밀려 판매량이 크게 줄었고, 2006년 3월 말 발행이 중단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10가지 이상의 복권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하루하루 빠듯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생 역전의 드라마를 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복권, 앞으로도 복권의 인기는 쭉 이어질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