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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물건 이야기

골무와 토시

골무와 토시

 

바느질 필수품에서 판사의 필수품까지 골무

골무는 바늘을 눌러 밀기 위해 둘째 손가락 끝마디에 끼우는 바느질 도구입니다. 손끝이 바늘귀에 찔리는 것을 막고, 손에 땀이 나서 바늘이 미끄러울 때도 골무를 끼면 바늘이 잘 잡혀 바느질을 하는 여성들에겐 필수품이었죠. 골무의 기본 모양은 반달 모양으로 재료는 가죽, 금속, 셀룰로이드로도 만들지만 보통 헝겊 또는 종이를 여러 겹 포개 붙여서 만들었습니다.

 

골무 (출처: 서울역사박물관)

우리나라는 1970년 이후 기성복 산업이 발달하면서 기성복이 보편화되었고, 기계를 이용한 대량생산체계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수공(手工)으로 유지되어 온 바느질 또한 거의 사라지게 되었고, 바느질 할 때 필수품이었던 골무도 점차 사라져갔습니다. 이렇게 골무의 시대가 저무는 듯해도 변함없이 애용되는 골무가 있는데요, 바로 엄지에 끼는 사무용 골무입니다.

고무로 만든 사무용 골무는 서류를 넘기기 쉽도록 제작되었는데요, 종이 넘기는 골무라 하면 돈 세는 은행원, 우체국 접수 창구 직원을 연상하겠지만, 이 골무를 제일 애용하는 직업은 바로 판사라고 합니다. 초임 판사부터 대법관까지 모든 판사들의 엄지 손가락에 끼워져 있다고 하니 참 재미있는 사실입니다.

 

패션소품으로 부활한 토시

여러분은 토시를 어떤 용도로 기억하고 계신가요?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물감 등이 묻지 않기 위해 착용했던 기억을 제일 많이 떠올리실텐데요, 토시는 본래 방한∙방서용으로 팔목에 끼는 물건으로 한자어로는 투수(套袖)라고 합니다. 선조들에게 토시는 겨울용은 방한구의 구실을 하고, 여름용은 저고리 소맷부리에 땀이 묻지 않고 시원한 바람이 잘 들어가도록 하는 구실을 했죠. 종류로는 털토시, 누비토시, 등토시, 마제굽토시 등이 있습니다. 토시는 1920년대에 이르러 서구 문물인 셔츠, 양말, 장갑 등이 들어오면서 조금씩 밀려났습니다.

 

토시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전통 토시는 사라졌지만 근대화와 함께 토시가 재등장했습니다.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한 토시부터 더위를 쫓는 이른바 쿨(cool)토시 등 실용적인 토시부터 알록달록한 무늬의 패션 소품으로 활용하는 토시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잊힌 옛 물건들이 재탄생하고 유행도 돌아오고 있는데요, 몇십 년이 흐른 후 토시가 또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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