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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물건 이야기

기다림의 미학, 필름카메라

기다림의 미학, 필름카메라

 

필름카메라(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여러분들은 사진을 많이 찍으시나요? 요즘에는 언제 어디서나 사진을 찍어서 공유 할 수 있는데요, 바로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보급률이 높아져서입니다. 특히 몇 년 사이에 스마트폰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의 경계가 점차 좁혀지면서 멀리 여행을 갈 때에도 카메라보다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다녀도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모든 일상이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기기 시작했고, 인터넷에서 모은 사진들과 친구들에게 받은 사진들로 스마트폰 사진첩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현재 많은 분들이 사용중인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필름카메라가 당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필름카메라 가격이 집 한채와 맞먹던 시절에는 입학식, 졸업식과 같은 행사에서 VIP 대접을 받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떠나기라도 할 때면 여유분의 필름을 챙겨가기도 했는데요, 필름 한 롤에는 24장 또는 36장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수 만장을 찍을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와 사뭇 다르죠?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속 사진관 모습

사진을 찍어온 후에는 동네 사진관에 현상을 맡기고 어떤 사진이 나올까 기대하며 기다리곤 했습니다. 동네 곳곳에 사진관이 있었고, 사진관 쇼윈도에는 가족사진, 아기 돌사진, 증명사진 등이 걸려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인화 수요가 줄고 저렴한 가정용 인화기가 보급되어, 인화를 주 수입원으로 하던 동네 사진관도 많이 줄었습니다.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우리 사진 문화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찍고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우면 됩니다. 어둡거나 흔들린 사진 없이 잘 나온 사진만을 소장하죠. 하지만 필름카메라는 사진 한 장을 찍을 때 마다 필름을 감아줘야 하고, 찍은 결과물은 오직 현상된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필름카메라에 기다림의 미학이 존재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 장롱 깊숙이 박혀있는 필름카메라를 꺼내 추억 한 장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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