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아픔을 간직한 소녀, 평화의 소녀상
평화비 소녀상 (출처: 문화포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한결같이 차디찬 의자에 앉아 있는 소녀가 있습니다. 두손을 가지런히 무릎 위에 모아놓고 입을 꼭 다문 채, 건너편 주한 일본대사관 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한 번씩 소녀를 쳐다봅니다. 그리고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수요일 정오에는 그 소녀 곁에서 집회가 열립니다. 그 소녀는 바로 '평화의 소녀상' 입니다.
평화의 소녀상을 직접 본 분들도 계실 것이고, 혹은 왜 저기에 세워졌을까 하고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일본의 반인륜 범죄에 대한 올바른 역사 인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세워진 조각상입니다. 그 제작배경은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다" 라고 용기를 내어 일본군 위안부 이었음을 밝힌 피해자 할머니들의 수요집회 1000회(20년)을 맞이하여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설치되었습니다.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위치한 평화비 소녀상의 모습 (출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소녀의 조각상은 소녀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실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그림자입니다. 결국 같은 사람이지만 기나긴 시간이 흘러 소녀가 할머니가 된 것입니다. 소녀를 자세히 관찰하면 머리카락이 거칠게 뜯겨진 듯 잘려진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당시 조선 소녀의 머리카락은 댕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제국주의로 인해 억지로 부모와 조국과 단절된 모습을 거칠게 뜯겨진 머리카락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또한 소녀의 발은 맨발의 모습으로 발 뒤꿈치를 들고 앉아있습니다. 이는 고향에 돌아와서도 편히 정착하지 못하셨던 할머님들의 마음을 나타낸 것입니다.
광복 70년을 맞이한 올해, 아직도 70여년 전의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으로 힘들어하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계십니다. 우리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에 관심을 갖고 함께 일본으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2014년 서울시청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그린 '나만의 소녀상' 작품들
(출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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