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함성과 열기! 장충체육관을 기억하시나요?

최근 서울시는 잠실종합운동장을 30여 년 만에 개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잠실종합운동장은 강남의 교통요지에 위치한 체육관으로서 각종 체육대회는 물론 콘서트까지 열리고 있는 대표적인 우리나라 체육시설인데요. 하지만 잠실 이전에도 우리의 스포츠를 책임지던 실내체육관이 있었습니다! 바로, 장충체육관이죠! 장충체육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실내체육관으로, 각종 스포츠 경기와 방송, 대학가요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우리의 뜨거웠던 순간을 함께해온 장충체육관, 그 순간을 되짚어보면서 다 같이 추억에 빠져봅시다!

1. 장충체육관의 탄생

장충체육관은 1963년 2월 1일에 개장한 국내 최초의 실내체육관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 체육관인 만큼 그 의미가 특별하기에 외관 또한 특별하게 디자인되었는데요, 곡선이 두드러지는 장충체육관 외관은 한국전통의 부채춤, 강강술래, 탈춤에서 오는 부드러움과 역동성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입니다.

 

당시 장충체육관의 건립을 통해 계절,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실내 경기를 진행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경기관람을 마친 젊은 남녀들은 자연스럽게 바로 옆 장충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데이트를 이어가기도 했는데요. 이로 인해 장충체육관-장충공원 데이트코스가 자연스럽게 생기기도 했습니다.

2. 장충체육관의 전성기

개장과 동시에 전성기라고 할 만큼 크나큰 행사들은 모두 장충체육관에서 열렸습니다. 배구, 농구, 종합격투기, 레슬링, 권투, 씨름 등의 각종 스포츠경기와 콘서트, 마당놀이 등의 문화공연 등이 쉬지 않고 열렸습니다. 방송사의 10대 가수상과 가요 왕을 선발하는 생방송, 대학가요제 공연 등도 몇 차례씩 펼쳐졌고요. 1970년대에는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와 미스코리아선발대회의 단골장소로도 쓰였고, 통일주체국민회의가 뽑는 일종의 간선제 대통령 선출과 취임식도 1987년 전까지는 모두 이곳 장충체육관이 무대였습니다. 당시 장충체육관은 체육관대통령이다! 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화려한 전성기라 불릴 만하죠?

 

 

3. 장충체육관과 함께했던 역사적인 순간들 (1) - 박치기왕 김일

1967년 4월, 당시 열린 프로레슬링 헤비급 경기에서 박치기 왕이라고 불리는 김일 선수가 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주무기인 박치기를 아낍니다. 이때다 싶어 상대방은 온갖 반칙을 걸죠. 온 국민의 속이 들끓던 순간이었습니다. 피를 철철 흘리며 비틀거리던 김일 선수, 어느 순간 원기를 되찾아 상대 이마에 필살의 박치기를 꽂습니다. 김일 선수가 상대 이마를 한 손으로 잡고, 자기 몸을 활처럼 젖혔을 때, 관중뿐만 아니라 흑백tv로 보고 있던 모든 국민들의 흥분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마가 상대방에게 꽂히는 순간, 장충체육관은 관중들의 함성으로 메워졌습니다.

 

 

4. 장충체육관과 함께했던 역사적인 순간들 (2) - 한국 최초 복싱 챔피언 김기수

1966년 6월 25일에는 프로 복서 김기수가 이탈리아의 니노 벤베누티(Nino Benvenuti)를 15회 판정으로 꺾고, 사상 처음 세계 챔피언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장충체육관은 그의 전성기를 함께한 체육관으로서 당시 장충체육관에는 천정이 떠나갈 듯 한 열기와 함성으로 가득했습니다.

한국 권투사상 최초의 세계팸피언에 등극한 김기수가 WBA J.미들급 타이틀을 획득 후 임택근 아나운서와 인터뷰하는 장면 

(출처: 김기수 체육관)

5. 장충체육관의 현재

<무한도전 프로레슬링 특집(출처 : MBC 무한도전)>

 

 

2010년 8월, 장충체육관은 무한도전 프로레슬링 특집이 열린 곳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유명세를 탔습니다. 당시 MBC <무한도전>의 장기프로젝트였던 프로레슬링 특집은 재미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노고가 그대로 묻어나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는데요, 무엇보다 과거 프로레슬링의 주 무대였던 장충체육관에서 진행에 그 의미가 더욱 빛났습니다.

 

최근 2015년 1월, 장충체육관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초현대식 최신시설로 거듭났습니다. 지하 2층, 지상 3층으로 연면적 확대와 외관은 돔 형상을 유지하되 주변경관과 조화로운 지붕 디자인 채택, 체육관 주변 녹지 조성으로 쾌적한 환경을 구현하였습니다. 이외에도 관람석, 시설 등을 개선함으로써 앞으로 있을 뜨거운 열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