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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하는 History/특별전 소개

4컷 만화로 보는 한국 현대사 김성환 화백의 「고바우영감」

 4컷 만화로 보는 한국 현대사

김성환 화백의 「고바우영감」

 

10월 7일부터 11월 30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소장자료 특별전 <바우가 라본 리 현대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바우영감」한국 최장수 시사만화로 1955년부터 2000년까지 45년간 14,139회에 걸쳐 신문에 연재되었는데요, 4컷 만화를 통해 만화 자체의 재미뿐만 아니라 시대의 이슈를 풍자와 해학으로 날카롭게 비판해서, 국민들의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김성환 화백이 그린 4컷 만화의 작품들을 통해 대한민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날카로운 정치 비판부터 국민 주권 메세지까지

 








1958년 1월 23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이른바 ‘경무대(청와대 옛 이름) 똥지게꾼’ 만화는 「고바우영감」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작품입니다. 최근에 청와대 총무비서관 사칭 사건이 있었는데요, 1950년대에도 그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가짜 이강석 사건’이라 통칭하는 이 사기사건은 한 청년이 이승만 대통령 양아들 이강석 행세를 하다가 발각된 사건입니다. 김성환 화백은 이것을 빗대어 ‘경무대는 똥지게꾼도 권력이 세다.’며 날카롭게 비판을 했는데요, 이 만화로 벌금형 받는 고초를 겪기도 했습니다.

 


1992년 12월 18일자 문화일보에 실린 「고바우영감」에는 <14대 대통령 선거일>을 맞이하여 국민을 무서워하는 대통령 후보의 모습이 실렸습니다. 당시 김영삼과 김대중 그리고 정주영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었는데요, 어느 후보이든 상관없이 투표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민을 무서워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지요. 이처럼 고바우영감에는 ‘경무대 똥지게꾼’ 같은 정치 비판부터 선거 당일 국민을 무서워하는 대통령 후보를 내세운 사회상 포착까지 다양한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을 주목하는 4컷 만화

 

「고바우영감」의 4컷 만화는 정치·경제·시사뿐만 아니라 스포츠·문화 등 대한민국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어서 의미가 더욱 큽니다. 1997년 IMF 금융위기로 온 국민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당시 국민들에게 승리의 기쁨과 희망을 품게 했던 두 명의 스포츠 스타, LA 다저스의 박찬호 선수와 골프의 여왕 박세리 선수가 있었죠. 1997년 9월 25일자 고바우 영감은 LA 다저스 박찬호 선수가 14승을  달성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때 이 만화의 내용처럼 많은 야구 꿈나무들이 생겼겠지요?


 

이번에는 남북관계의 면면을 다룬 작품을 보겠습니다. 「고바우영감」은 1998년 6월 16일에 있었던 故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 사건을 하루 전날인 6월 15일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짧은 4컷으로 소떼 방북 사건과 함께 남북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아내고 있는 이 만화는, 이산거족이 소 가면을 쓰고서라도 북한에 있는 가족, 친지를 만나러 가고 싶어 한다는 내용으로 가슴 한쪽을 아리게 합니다. 신문에서 이 만화를 본 누구나 이번 소 떼 방북이 냉랭한 남북관계에 화해의 물꼬를 트는 기회가 됐으면 하고 바랐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다양한 모습과 사건을 무려 45년간 다룬 「고바우영감」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소장자료 특별전 <고바우가 바라본 우리 현대사>를 통해 모두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서는 언론 탄압 시기에 가위질을 당해 신문에 실리지 못한 원화 54점도 처음 공개가 된다고 합니다. 짧고 친근한「고바우영감」만화를 보며 대한민국 현대사를 되새겨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