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걸음기자단 History

기억하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in 군산

기억하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in 군산

 

 

 

 사람들은 자생적으로 끔찍한 기억은 머릿속에서 지우고 좋은 것만을 기억하려고 한단다. 또한 잊혀 지지 않는 나쁜 기억은 자의적으로 지우려 하지. 역사도 마찬가지란다. 국민들은 자신의 조국과 민족이 핍박 받아 온 역사보다는 자랑스럽고 위대한 역사를 더 기억하고 싶어하지. 그렇다면 우리 역사는 어땠을까? 우리는 35년 동안의 일제 식민통치가 끝난 후, 일제의 잔재인 건축물과 기념물들을 없애버렸단다. 그 동안의 설움들, 아픔들을 잊고자 한 것이지

 

엄마, 나쁜 일을 다 잊는 건 좋은 거 아니에요? 저는 주사 맞은 일, 친구와 싸운 일처럼 아픈 일들은 다 잊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나쁜 일들을 지우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기에 꼭 기억해야만 하는 것들도 있단다. 그렇다면, 일제강점기의 상처가 많이 남아있지만 이 상처를 잘 극복한 군산을 직접보면서, 왜 그런지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자!

 

 

군산항

 

 

군산에는 1899년 청일전쟁 이후에 군산항이 개항하면서 유독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단다. 군산항은 군사·통신 기지의 역할을 했었어. 동시에 금강과 만경강을 끼고 평야를 이루고 있고, 조선 3대 시장 중 하나였던 강경시장과 연결되어 있어 군산은 호남의 좋은 쌀을 수탈하기에 최적의 요건을 갖추 고 있었지

사실 군산항은 수출 무역을 했던 곳이라기 보다, 일제에 의한 수탈의 통로였다고 하는 게 더 맞단다

~ 그런데 아직도 배들이 많네요! 저 다리는 모양이 특이해요!

저 다리는 부잔교라고 하는데,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배가 가까이 오지 못하기 때문에 수위에 따라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저 다리를 통해 물건들을 옮겼단다. 군산항은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과 가까운 동시에, 부두 길이도 5km가 넘지. 오늘날에는 중부권 화물 운송의 거점 항만으로 호남지방의 입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단다. ‘수탈항구의 오명을 씻어내고, ‘수출항구로써 거듭난 것이지.  

  

히로쓰 가옥

군산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는데, 히로쓰 가옥도 그 중 하나란다. 일제강점기 당시에 군산 시내였던 신흥동 일대에는 부유한 일본인들이 많이 살 던 지역이었다고 하는구나. 히로쓰 가옥 역시 포목점을 운영하던 히로쓰 게이샤브로가 지은 주택이었지. 이 곳은 과거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건립 당시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유사하단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히로쓰 가옥은 목조 2층 주택이야. 지붕과 외벽 마감, 내부 구조와 일본식 정원 등 일본 근세 무가의 고급 주택 양식의 특징을 볼 수 있는 곳이란다.

..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요. ! 영화 <타짜>에서 나온 곳이네요!

그래, 맞아. 과거에는 부유한 일본인의 가옥이었지만 이를 잘 보존해 오늘날에는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많이 사용하고 있지. 

 

동국사


절이 아주 특이하게 생겼지? 이 절은 동국사라고 하는데, 1913년 일본 승려 우치다에 의해 세워졌단다. 이 절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500여 개의 일제 사찰 중 유일하게 남아 전해지고 있어. 일제가 이 사찰을 세운 것에는 아주 음흉한 의도가 깔려 있었어. 자신들의 국교나 마찬가지인 불교 사찰을 세움으로써 가족과 떨어져 조선으로 이주한 일본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왔단다. 한편으로는 조선인들을 식민통치 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지

이러한 의도는 1919년 이 사찰의 주지가 쓴 명문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 그 주지는 "천황의 은덕이 영원히 미치게 하니, 국가의 이익과 백성의 복락이 일본이나 한국이나 같이 굳세게 될 것이다."라고 글을 남겼단다

참 무서운 의도네요. 책에서 신사참배나 종교식민통치에 관한 것을 읽을 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직접 와보니 알겠어요.

그게 답사의 묘미이고, 치욕의 흔적들이 보존되어야 하는 이유란다. 잊혀진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지. 치욕스럽고 아픈 역사여서 그 흔적을 지우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보존해서 기억해야만 하는 것 같아. 독일은 제 2차 세계 대전 때 유대인을 학살했던 과오를 모두 보존하고 공동의 기억으로 만들어가고 있어. 이를 교훈으로 삼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란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군산은 일제강점기의 잔재들을 잘 보존하여 활용한 곳이야. 우리 모두 우리의 역사를 지워버리지 않고 기억해서 이어가려는 노력을 멈추면 안 된단다.

 




본 글은 한걸음 기자단 개인의 의견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편집 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