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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History/인물 이야기

한국 수필문학의 대가, '피천득'

한국 수필문학의 대가, '피천득' 



피천득  (출처: 한국현대문학대사전)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고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 피천득 <인연> 중 -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수필문학의 대가가 있습니다. 바로 피천득 선생인데요, 그분의 수필을 읽고 있으면 소박하면서도 섬세한 언어에 감동을 받습니다. 시인이자 수필가이신 피천득 선생은 2007년 우리 곁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오늘 그분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볼까요?




한국 수필문학의 대가, 피천득


시인이자 수필가 피천득 선생은 1910년 5월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피천득 선생은 '금아'라는 호를 갖고 있는데요, '거문고를 타고 노는 때묻지 않은 아이'라는 뜻으로 거문고를 잘 탔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춘원 이광수 선생이 붙여줬다고 합니다. 일곱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단 둘이 의지해 가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작품 곳곳에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나며, 하나밖에 없던 딸, 서영이에게 대물림되는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수필가로 유명한 그의 문학 입문은 시가 먼저였습니다. 1930년 『신동아』에 시 「서정소곡」으로 등단한 뒤 잡지 『동광』에서 시 「소곡」(1932), 수필 「눈보라 치는 밤의 추억」(1933) 등을 발표했습니다.

1947년 첫 시집 「서정시집」을 출간한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 수필가'로 불릴 정도로 수필을 통해 문학적 진수를 드러냈습니다.



 

수필집 『인연』

피천득 지음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수필집 『인연』


'수필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수필집인데요, 바로 『인연』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소재로 글을 썼는데요, 글을 읽고 있으면 간결한 문체와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로 우리를 사색의 길로 이끕니다. 또한, 다양한 소재와 분위기의 수필들은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슬픔과 애달픔, 잔잔한 감동 등을 느끼게 해줍니다. 특히 수필집 『인연』 중 「인연」은 많은 사람들이 잊지 못하는데요,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 줄 알지 못하고 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아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며 현명한 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을 살릴 줄 안다. 살아가는 동안 인연은 매일 일어난다.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육감을 지녀야 한다. 사람과의 인연도 인연이지만 눈에 보이는 사물이 인연으로 엮어있다.'라는 문구입니다. 수십 년에 걸쳐 세 번 만난 인연을 담담하게 들려주는 글이지만, 단순히 사람들과의 인연만을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 모두 지금 이 순간의 '인연'을 단순히 스쳐 지나가지 말고, 지나온 과거의 기억도 소중히 생각하고 오랫동안 기억해봅시다.